다우 6800 아래로… AIG, '투매' 촉발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3.03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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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감]12년만에 최저치, S&P는 한때 700붕괴

다우지수가 6800 아래로 내려가고 S&P500지수는 겨우 700선을 지탱하는 등 미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3월 첫 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미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299.64포인트(4.24%) 급락한 6763.29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개장 직후 7000선이 깨진 이후 낙폭이 점점 커진 끝에 장중 최저점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기준으로 1997년 4월25일 이후 최저치이며 7000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1997년 5월1일 이후 처음이다.

S&P500지수는 34.27포인트(4.66%) 떨어진 700.82로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 1996년10월28일 이후 최저치이다. 장중 7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700아래로 내려간 것은 1996년 10월 29일이후 처음이다.



나스닥 지수 역시 54.99포인트(3.99%) 내려간 1322.85로 장을 마쳤다.

AIG의 대규모 손실과 300억달러의 추가 자금지원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한층 확산되면서 '투매'양상으로 이어졌다.



HSBC등 유럽 금융기관에 대한 불안감과 동유럽 국가지원 합의 실패 등 안팎의 악재가 겹치면서 전세계가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로 빠져들 것이라는 공포가 증시를 지배했다.

소비지표가 예상을 뒤엎고 개선된 것으로 발표되기도 했지만 시장을 떠나는 투자자들의 발길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AIG "회복 아직 멀었다" 재확인...금융주 폭락


AIG는 지난해 4분기에 총 617억달러(주당 22.95달러)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불과 1년 사이에 손실이 열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AIG는 전년동기에 총 52억9000만달러(주당 2.08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AIG의 등급하향과 이로 인한 보증능력 저하가 국제 금융권에 미칠 연쇄 파장을 우려한 미 정부는 AIG에 대해 300억달러 자금지원을 결정했다.



이미 50센트 아래로 떨어져 있던 AIG주가는 정부의 자금지원 결정으로 7.8% 상승했지만 금융주들은 추가 부실에 대한 공포로 일제히 폭락했다.

뱅크오브 아메리카가 8.1%, 웰스파고 10.4%, 씨티 20% 등 미 대형은행들이 일제 폭락세의 선두에 섰다.
배당삭감을 발표한 PNC파이낸셜도 4.5% 떨어지는 등 금융주가 거의 예외없이 폭락했다. S&P500 지수에 포함된 80개의 금융주 가운데 3분의 1이 5달러 미만에 거래되고 있다.

HSBC의 미증시 상장주식 역시 18.8% 급락했다. HSBC는 이날 연간 수익이 70% 급감했으며 배당삭감과 증자를 통해 180억불을 조달하겠다고 발표한바 있다.



2월 판매 실적 발표를 앞두고 GM이 또다시 11% 폭락했고 GE는 등급하향 우려로 15년만에 처음으로 주당 8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금융 실물 부문 대형 주요 종목들이 일제 약세였다.

◇ 유가 10% 폭락...'안전이 최고', 달러 강세 지속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4.61달러(10.3%) 떨어진 40.15달러로 마감했다.
하루 하락률로는 지난 1월7일 이후 최대이다.



AIG가 대규모 손실을 발표하고 또다시 정부지원을 받게 되면서 미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이날 오후 장중 6800을 밑돌며 12년래 최저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HSBC등 유럽 은행들에 대한 우려 확산과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지원 합의 실패로 유럽증시도 6년래 최저치로 추락하는 등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가속화된 점이 수요 감소 전망을 확산시켰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24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60%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2592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1.2546달러까지 떨어졌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1.8% 급등했다.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88.94를 기록중이다. 이날 오후한때 2006년이후 최고치인 88.969까지 도달했다.

미 증시 급락으로 인한 캐리트레이딩 청산 여건확산으로 엔화는 달러대비 강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0.12%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97.49에 거래됐다.

◇ 일부 지표, 오랫만에 '희색'...빛바래



소비지표는 예상치를 상회하며 '깜짝' 수치를 발표했지만 폭락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월 개인소비가 0.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0.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감원 한파에도 불구하고 1월 쇼핑시즌에 소매업체들이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대대적인 할인에 나서면서 소비가 다소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실업자에 대한 정부 지출 증가 등으로 같은 기간 개인소득도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급여는 0.2% 감소하면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세후 소득은 1.5% 증가했다.

미국의 2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는 전월의 35.6에서 35.8로 상승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를 웃도는 수치다.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지수가 34.0으로 후퇴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의 1월 건설지출은 월 대비 3.3% 감소했다. 전월에도 1.4% 감소세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의 전문가들은 전월대비 1.5%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민간상업지출의 경우, 4.3% 급락해 199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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