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첫 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미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299.64포인트(4.24%) 급락한 6763.29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개장 직후 7000선이 깨진 이후 낙폭이 점점 커진 끝에 장중 최저점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기준으로 1997년 4월25일 이후 최저치이며 7000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1997년 5월1일 이후 처음이다.
S&P500지수는 34.27포인트(4.66%) 떨어진 700.82로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 1996년10월28일 이후 최저치이다. 장중 7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700아래로 내려간 것은 1996년 10월 29일이후 처음이다.
AIG의 대규모 손실과 300억달러의 추가 자금지원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한층 확산되면서 '투매'양상으로 이어졌다.
소비지표가 예상을 뒤엎고 개선된 것으로 발표되기도 했지만 시장을 떠나는 투자자들의 발길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AIG "회복 아직 멀었다" 재확인...금융주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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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G는 지난해 4분기에 총 617억달러(주당 22.95달러)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불과 1년 사이에 손실이 열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AIG는 전년동기에 총 52억9000만달러(주당 2.08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AIG의 등급하향과 이로 인한 보증능력 저하가 국제 금융권에 미칠 연쇄 파장을 우려한 미 정부는 AIG에 대해 300억달러 자금지원을 결정했다.
이미 50센트 아래로 떨어져 있던 AIG주가는 정부의 자금지원 결정으로 7.8% 상승했지만 금융주들은 추가 부실에 대한 공포로 일제히 폭락했다.
뱅크오브 아메리카가 8.1%, 웰스파고 10.4%, 씨티 20% 등 미 대형은행들이 일제 폭락세의 선두에 섰다.
배당삭감을 발표한 PNC파이낸셜도 4.5% 떨어지는 등 금융주가 거의 예외없이 폭락했다. S&P500 지수에 포함된 80개의 금융주 가운데 3분의 1이 5달러 미만에 거래되고 있다.
HSBC의 미증시 상장주식 역시 18.8% 급락했다. HSBC는 이날 연간 수익이 70% 급감했으며 배당삭감과 증자를 통해 180억불을 조달하겠다고 발표한바 있다.
2월 판매 실적 발표를 앞두고 GM이 또다시 11% 폭락했고 GE는 등급하향 우려로 15년만에 처음으로 주당 8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금융 실물 부문 대형 주요 종목들이 일제 약세였다.
◇ 유가 10% 폭락...'안전이 최고', 달러 강세 지속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4.61달러(10.3%) 떨어진 40.15달러로 마감했다.
하루 하락률로는 지난 1월7일 이후 최대이다.
AIG가 대규모 손실을 발표하고 또다시 정부지원을 받게 되면서 미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이날 오후 장중 6800을 밑돌며 12년래 최저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HSBC등 유럽 은행들에 대한 우려 확산과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지원 합의 실패로 유럽증시도 6년래 최저치로 추락하는 등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가속화된 점이 수요 감소 전망을 확산시켰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24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60%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2592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1.2546달러까지 떨어졌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1.8% 급등했다.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88.94를 기록중이다. 이날 오후한때 2006년이후 최고치인 88.969까지 도달했다.
미 증시 급락으로 인한 캐리트레이딩 청산 여건확산으로 엔화는 달러대비 강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0.12%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97.49에 거래됐다.
◇ 일부 지표, 오랫만에 '희색'...빛바래
소비지표는 예상치를 상회하며 '깜짝' 수치를 발표했지만 폭락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월 개인소비가 0.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0.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감원 한파에도 불구하고 1월 쇼핑시즌에 소매업체들이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대대적인 할인에 나서면서 소비가 다소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실업자에 대한 정부 지출 증가 등으로 같은 기간 개인소득도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급여는 0.2% 감소하면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세후 소득은 1.5% 증가했다.
미국의 2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는 전월의 35.6에서 35.8로 상승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를 웃도는 수치다.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지수가 34.0으로 후퇴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의 1월 건설지출은 월 대비 3.3% 감소했다. 전월에도 1.4% 감소세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의 전문가들은 전월대비 1.5%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민간상업지출의 경우, 4.3% 급락해 199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