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중동發 '겹악재'에 일제 약세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2.3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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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공격, 유가급등..쿠웨이트, 다우케미컬 투자철회

중동발 악재가 겹치면서 미 증시 3대 지수가 일제 하락세로 마감했다.
중동 국부펀드가 다우케미컬 투자를 철회했다는 소식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데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지정학적 우려도 고조됐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31.62포인트(0.37%) 하락한 8483.93으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3.38포인트(0.39%) 내린 869.42를 기록했다.
소형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92포인트(1.30%) 떨어진 1510.32를 기록,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혼조세로 출발한 미 증시는 쿠웨이트가 다우케미컬에 대한 투자를 철회했다는 소식에 관련주들이 급락하면서 장중반 지수 낙폭이 확대됐다. 중동 오일머니의 미 증시 투자가 얼어붙으면 다른 인수·합병(M&A) 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

연말을 맞아 투자자들이 매매를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중동지역 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매수 의지를 약화시켰다.
유가가 오르면서 에너지 상품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지만 지수를 플러스권으로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 다우케미컬, 중동 자금 투자철회에 하락

세계 최대 화학업체 다우케미컬이 쿠웨이트 정부가 투자를 철회했다는 소식에 17.2% 폭락했다. 다우케미컬이 인수를 검토중이던 특수화학업체 롬앤하스 역시 계약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로 16.1% 급락했다.
K-다우는 미시건주 미들랜드 소재 세계 최대 폴리에틸렌 업체로 500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은 150억달러다.

경쟁업체 듀폰 주가도 2% 떨어지는 등 관련주들이 약세를 보였다.


쿠웨이트는 다우케미컬과 174억 달러 규모의 합작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최근 유가 급락세에 부담을 느껴 투자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웨이트의 투자금 가운데 90억 달러는 롬앤하스를 인수에 쓰일 예정이었다.

파이어니어 펀드의 존 캐리 매니저는 "다우케미컬의 자금 조달 문제가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며 "다른 인수·합병(M&A) 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이 2.4% 떨어지는 등 금융주 약세도 중동자금 조달 가능성이 줄어든데 따른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억만장자 투자자 커크 커코리안이 보유중이던 포드자동차 잔여지분 6.1%를 모두 처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포드 주가도 3.1% 하락했다.
커코리안 소유 투자회사인 트라신다는 포드가문을 제외하면 포드차 1대주주였던 커코리안이 포드차 잔여지분을 모두 매각했다고 확인했다.

자동차 산업에 오랫동안 공격적으로 투자해온 커코리안은 지난 4월 포드자동차의 지분을 추가 인수, 지분율이 6.5%로 늘었다. 커코리안의 지분 매입은 포드자동차가 추가로 자본을 조달, 경영정상화에 나설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포드차 주가가 추가로 곤두박질치면서 커코리안은 지난 10월 지분율을 6.1%로 낮췄다고 밝혔다.

◇ 유가 배럴당 40불 회복..소비 위축 우려

유가가 급등하면서 S&P500 업종지수 가운데 에너지 종목 상승폭이 가장 컸다.
세계 최대 정유회사 엑슨모빌과 2위 업체 셰브론이 각각 1%, 1.7% 올랐고, 사우스 웨스턴 에너지도 3.3% 반등했다.



금 가격이 2개월래 최고치로 상승하는 등 상품가격도 반등하면서 세계 2위 구리 생산업체인 프리포트-맥모란이 2.48%, 미국 2위 광산업체 뉴몬트 마이닝이 4.7%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 여파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40달러를 넘어섰다.

29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2.31달러(6%) 오른 40.02달러로 마감했다. 정규 거래시간 중 글로벡스 전자거래에서 WTI는 40.20달러까지 상승했다.



석덴 파이낸셜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데이비스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은 지정학적 긴장을 고조시켜 중동지역의 원유 공급에 차질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은 전 세계 석유 수요의 3분의 1 공급한다.

그러나 그는 "심각한 공급차질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이날 유가 움직임은 연말을 맞아 거래량이 적었던 탓에 다소 과민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 국채가격 급등, 달러 급등락..'안전선호'재부상



중동지역 긴장 격화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되며 미 국채 가격이 급등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오후 3시53분 현재 2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0.11%포인트(11bp) 급락(국채 가격 상승)한 0.78%를 기록했다. 수익률 하락폭으로는 지난달 28일 이후 최대이다. 2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 17일 사상 최저치인 0.6044%까지 하락한후 상승세로 돌아섰었다.

5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6bp떨어진 1.45%, 10년만기 국채는 3bp 내린 2.10%를 기록중이다.



미 채권시장관계자들은 연말을 앞두고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중동 긴장 상황이 부각되며 국채 수익률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했다.

달러화 가치는 주요통화대비 급등락했다.
오후 4시23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52센트(0.37%)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3974달러를 기록중이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0.61% 올랐다.

중동지역 긴장고조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이상으로 올라서면서 단기 투자자금의 대체 투자대상으로 꼽히는 달러화 가치는 이날 한때 유로 대비 2% 이상 하락하는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부각되면서 오후들어 다시 주요 통화대비 상승세로 돌아서는 변동성을 연출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인덱스(DXY)는 0.46%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0.21% 하락(엔화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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