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비상, 부품사들 "내년 예측 불가"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11.24 08:34
글자크기

협력업체들 "걱정에 또 걱정"... 수요감소 대비 위기 경영 돌입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잇따라 감산과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으면서 부품사들도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알려진 대로 당장 다음달부터 GM대우가 전 공장 일시 가동중단을 한다면 GM대우와 거래를 하는 1만여 협력업체가 직간접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GM대우를 상대로 매월 330억~350억원 가량 매출을 올리던 S&T대우 (47,050원 ▲850 +1.84%) 주가는 공장 가동중단 소식에 하한가를 맞기도 했다.

쌍용차 역시 최근 다음 달 모든 공장의 한시적 가동 중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노조측에 보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부품 협력업체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부품업계는 완성차 업체들의 감산 및 구조조정이 이제 막 시작단계에 접어든 올해보다는 내년을 더 걱정하고 있다. 현재의 위기 자체가 글로벌 경기침체에서 비롯됐기에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데다 자칫 더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300여개의 1차 협력업체(완성차 업체에 직접 공급하는 기업)들로 구성된 현대·기아차협력회 관계자는 "회원사들은 현대·기아차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50%이상 되는 곳들이라 내년 실적전망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1차 협력업체와 거래하는 2, 3차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4000여개 회사와 관계를 맺고 있다.



자동차 DC모터와 와이퍼 시스템 등을 주력으로 하는 동양기전 (5,010원 ▲15 +0.30%)은 완성차 업체들의 감산 움직임을 예상하고 일찌감치 매출목표를 4500억원에서 4300억원으로 낮춰 위기관리 경영에 들어갔다. 동양기전 측은 "결제 연기 등의 사태에 대비해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 버틸 수 있는 현금을 이미 확보해 놨다"고 밝혔다.

피스톤 링과 실린더 라이너 등을 생산해 매출의 80%를 국내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유성기업 (2,165원 ▼10 -0.46%)의 관계자도 "전 세계적 수요 감소에 따라 내년 매출이 줄어들 것을 각오하고 미리 준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원자재 수입 부담이 큰 업체의 경우 더욱 걱정이 크다. 연간 500억원 이상의 자동차용 고무제품을 공급하는 동일고무벨트는 내년에 적어도 10~20% 이상 국내 자동차 판매대수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경영계획을 짜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사실 판매대수 자체가 예측이 안돼 고민 중"이라며 "원화 기준으로 납품을 하기에 원자재 가격에 환율 걱정까지 겹쳐 내년에는 매출감소는 둘째 치고 수익성이 문제"라고 밝혔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은 특성상 연관기업들이 광범위해 경기위축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며 "업계 전체가 타격을 받지 않도록 기업과 정부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