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항체치료제로 바이오 진출하나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8.10.1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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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이 전날 셀트리온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을 두고 바이오업계에서는 그동안 설만 무성했던 '삼성그룹 바이오 진출'이 표면화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양측의 제휴는 겉으로 보기에는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는 셀트리온 (193,400원 ▲3,700 +1.95%)과 임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삼성서울병원간의 협력으로 비춰진다. 이처럼 바이오회사와 대형병원이 임상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드문 일도 아니다. 그러나 이번 계약은 아직 전임상도 끝나지 않은 제품들을 두고 협력키로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업계가 첫번째 제휴 목적인 임상협력보다는 두번째 이유인 바이오 복합제 개발에 주목하는 이유다.

삼성그룹은 차기 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에너지, 환경 등 다양한 분야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그룹이 항체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는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무엇보다 삼성은 자체 제품을 확보하는 데 관심이 많다는 후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종합기술원의 바이오의약품 연구조직은 삼성서울병원내 암센터 연구소에 입주해 있다. 이들이 연구하는 분야 가운데는 항체치료제도 포함돼 있어, 국내 바이오벤처 등을 통해 연구개발(R&D) 일부를 아웃소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움직임은 이번 셀트리온과의 계약에서 삼성서울병원이 바이오 칵테일 요법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한 것과 연결된다. 칵테일 요법(병용투여요법)은 이미 개발된 약물 여러 개를 섞는 방법이다. 항암치료시 여러 개의 약물을 동시에 투여하거나, 호르몬제의 경우 여러 약을 1알에 합쳐 개발(복합제)하는 식으로 활용된다.

복합제는 기존 오리지널약 2개를 합쳐 새로운 개량신약을 만드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고혈압약 매출액 1,2위인 '디오반'과 '노바스크'를 하나로 합친 '엑스포지'가 한 예다. 이미 개발된 약이 대상이라 부작용이 적고, 기존 약보다 효과를 높이거나 새로운 효능을 찾을 수 있어 최근 제약사들 사이에 복합제 개발이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바이오의약품 가운데서는 복합제가 개발된 사례가 없다. 셀트리온이 이미 시밀러 개발을 하고 있는 만큼, 기존 오리지널을 활용한 복합제 개발은 자연스런 수순이다. 다만 복합제 개발을 위해서는 다양한 환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만큼, 병원 참여가 필수적이란 점이 중요한 걸림돌의 하나였다. 이를 삼성서울병원이 채워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삼성은 그간 노리고 있었던 '자체 바이오의약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파악된다. 더 나아가 삼성은 이번 협약을 맞춤의학 진출의 기반을 닦는 데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협약식에서 최한용 삼성서울병원 원장은 "표적치료제 기반의 맞춤의학을 발전시키는 것이 삼성서울병원의 지향점"이라고 밝힌 점이 힌트다. 개개인별 유전적 특성에 따라 다른 약을 처방하는 맞춤의학은 개인별 유전적 특성을 알아보기 위한 진단기술과 '글리벡'과 같은 표적치료제 개발기술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한편 셀트리온은 전세계 블록버스터급 항체치료제를 대상으로 7개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중 가장 개발이 앞선 것이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로 현재 동물을 대상으로한 전임상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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