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니·프레디, 베어스턴스보다 심각"-WSJ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07.1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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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규모 5조달러… 美주택시장 절반 차지

"패니·프레디, 베어스턴스보다 심각"-WSJ


미국 정부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모기지보증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구제방안을 전격 발표한 데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어스턴스 때보다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14일 보도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앞서 베어스턴스처럼 미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며 월가를 뒤흔들었다. 양사의 주가도 큰폭으로 하락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일요일인 전날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크레디트라인 한도를 늘리고, 필요할 경우 두 기관의 주식을 재무부가 직접 매입해 자금을 공급하는 방안 등 긴급 구제안을 발표했다.

지난 3월 연준이 유동성 위기에 몰린 베어스턴스를 JP모간체이스에 매각하는 것을 결정한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WSJ는 그러나 "베어스턴스와 두 회사 사이에는 현저한 차이점이 있다"고 전했다. 우선 미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채무 보증에 나섰다는 점이다. 그만큼 이번 사안이 더 무겁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WSJ는 "베어스턴스는 고객과 자금조달처를 잃고난 뒤 쥐도새도 모르게 무너져내렸다"며 "그에 비해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연방정부가 절대적으로 채무를 보증해주기로 했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이 기꺼이 돈을 대출해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렌스 와이트 뉴욕대 경제학 교수는 "신용시장은 언제나 이들을 특별 대우해왔다"며 "시장은 늘 이들이 금융난에 처할 경우 연방정부가 후원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또 "두 모기지보증업체의 사업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에 (정부의 구제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베어스턴스보다 더 큰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미국 주택시장의 주요 공급자다. 두 회사는 미국 주택 모기지시장 규모의 절반에 가까운 5조달러의 모기지를 직접 보유하거나 보증해주고 있다.

이 두 회사의 주식과 채권은 중앙은행과 연기금펀드, 헤지펀드 등 전세계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미 정부가 패니매와 프레디맥 채권자들의 발목을 붙잡은 이유다.

켄싱턴 투자그룹의 이안 골트라 애널리스트는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채권자들은 발을 빼지 않고 있는 반면 주주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 주택시장 침체로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프레디맥은 지난해 중반이후 최근까지 46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패니매는 같은기간 72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

지난 3월 말 두 회사는 810억 달러 규모의 자본조달에 성공했지만 이는 두 회사가 소유하거나 보증하는 모기지의 1.6%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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