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특유의 디자인 정체성을 떠올리라고 하면 상대적으로 쉬울텐데, 굳이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이라고 강조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언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보통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이라고 하면 뭔가 부족한 듯하면서도 심플하고 간단하면서도 세련된, 미완성인가 싶으면 사용하기 편한 실용성을 강조한 것을 말한다. 색상으로 보면 단색과 메탈계열이 많이 활용된다.
밤이 되면 차 실내는 무드가 흐른다. 계기판에 흐르는 은은한 메탈릭 조명은 고급 와인바의 분위기를 연상시키려는 의도다. 주행 중 좌우 사각지대에 사물의 존재 유무를 알려주는 블리스(BLIS) 등이 처음엔 거슬렸지만 익숙해지면 엑세서리 같다.
뒷좌석 탑승객을 위한 다양한 편의장치도 눈길을 끈다. 2대의 7인치 와이드스크린 모티너와 DVD 플레이어, 보조패널과 2대의 헤드폰,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지루함을 달래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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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에는 테크놀로지, 스포츠, 어드밴스드 중 한 가지 모드를 선택해 각기 다른 주행 성능을 보여주는 '액티브 4-C 시스템'이 장착됐다. 볼보에 따르면 차량의 움직임과 반응을 1초에 500번 수집해 0.015~0.04초 내에 제어하고 운전자의 주행환경에 가장 적합한 모드로 세팅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시승은 배기량 4412cc의 V8 엔진을 장착한 올 뉴 S80 V8 AWD Exe 차량을 활용했다.
시동을 걸자 볼보 특유의 무거운 엔진음이 퍼진다. 어느정도 예열이 됐다고 여겨진 후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묵직한 바퀴굴림이 안정적이다.
속도가 붙자 엔진음에 마치 전자음을 섞은 듯한 높은 톤의 묘한 소리가 하모니를 이룬다. 이 덩치에도 여성스러움이 깃들어 있었나. 이런 점에서 일본차의 느낌을 살짝 가져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속도 위주의 고성능 차를 기대했다면 이 모델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 무겁게 땅을 짓누르고 안정적인 승차감을 전해주는 게 부여된 임무이기 때문이다. 이 얘기는 반대로 편안하면서도 스포티한 유럽차 고유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이 모델을 고려해볼만 하다는 뜻도 된다.
가격은 올 뉴 S80 3.2 Exe(3192cc/238마력)이 7700만원이며 V8 AWD Exe(4414cc/315마력)는 9300만원(부가세 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