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터파크의 진실왜곡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07.12.1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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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과 얘기해도 어차피 내용은 같을 겁니다"

G마켓 매각에 대한 상세한 진행 상황을 대표이사에게 직접 확인하고 싶다는 기자의 요청에 인터파크 (15,970원 ▼220 -1.36%) 홍보실 직원이 부인으로 일관하며 언급한 말이다.

1개월여전부터 인터파크가 29% 지분을 보유한 G마켓을 매물로 내놓았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G마켓은 국내 오픈마켓 시장의 50% 가까이를 잠식한 업체로서 올해 연간 총 거래액이 3조원대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통 시장에서 영향력이 몰라보게 커지고 급기야 뉴욕 증시에까지 상장한 관계사 덕에 인터파크는 하향곡선을 그리던 실적에도 불구하고 7000원대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분기까지 인터파크는 G마켓에서만 60억원의 지분법평가이익을 거뒀다. 이는 같은 기간 인터파크의 영업이익 10억원의 6배에 달하는 규모다. 그러나 'G마켓 효과'에도 불구하고 인터파크는 17억원 적자에 허덕였다.



인터파크가 회계장부상 G마켓에 대한 의존도가 어느정도인지 고스란히 드러난다. 때문에 인터파크를 아끼는 유통업계와 인터파크 주주, 언론은 G마켓 매각 추진 소문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제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게 바로 언론이다.

이럴 때 언론과 기업의 '입'이라 할 수 있는 홍보와 원활한 의사소통이 절실히 필요하다. 거짓 정보로 언론을 속이는 일이 빈번해지면 홍보에 대한 신뢰는 무너지게 마련이다. 특히 G마켓 매각과 같은 중차대한 사안일 수록 상호 신뢰가 더욱 요구된다.

그런데 인터파크에서 우려스런 일이 발생했다. 인터파크가 공식창구인 홍보실을 통해 언론에 G마켓 매각설을 극구 부인해오다 조회공시에서 '마지못해'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사장님도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해줬습니다"라고까지 말하던 인터파크 홍보실이었다.


조회공시 이후 홍보실의 태도는 '홍보실 사정을 이해해달라'는 '읍소'로 돌변했다. 회사 전체와 홍보실이 한 몸이 돼서 거짓정보를 늘어놨다는 의심을 떨치기 힘든 대목이다.

너무나 큰 사안이기 때문에 '딜'이 이루어지기까지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다. 그러나 '노코멘트'와 '노' 사이에는 상당한 팩트 또는 해석의 차이가 존재한다.

증시 루머와 인터파크의 거짓말을 진실로 믿었던 주주들이 갈팡질팡 하는 사이 거액의 손실이 발생할 경우 지금과 같은 태도로 일관한다면 주주들은 두 번 분노할 것이다. 기자의 기우에 불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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