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차익 실현" 일제 하락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7.11.15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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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반등 부담… 유통업 하락주도

전날 급반등했던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14일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됐다는 소식에 장 초반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소매매출 둔화로 유통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보합세로 돌아섰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던 증시는 장 막판 매수세가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약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83.16포인트(0.62%) 하락한 1만3223.93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10.47포인트(0.71%)내린 1470.58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9.33포인트(1.10%)하락한 2644.32로 장을 마쳐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전날의 급반등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신용경색과 이로 인한 경기침체의 그늘을 머릿속에서 지우지 못했다. 사흘만에 94달러대로 다시 올라선 유가 움직임도 악재가 됐다.

전날 상승세를 주도했던 나스닥지수의 하락폭이 컸던데서 볼수 있듯, 단기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물도 쏟아졌다.



장막판 E트레이드의 미치 캐플란 회장이 CNBC에 출연, 30억달러에 달하는 자사 모기지 채권관련 손실에 대해 설명한 것이 장마감을 앞두고 예민해진 투자자들의 신경을 건드렸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 베어스턴스, 신용경색 우려 진정 기여했지만...

장 초반 베어스턴스의 발표는 투자심리를 개선하는데 기여했다. 베어스턴스는 14일 12억달러의 모기지 관련 자산을 추가 상각키로 결정했으며 이에 따라 4분기에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베어스턴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사무엘 모리나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채담보부증권(CDO) 가격 하락을 반영해 모기지 관련 자산을 추가 상각할 방침"이라고 이 같이 밝혔다.


베어스턴스의 이같은 상각규모는 다른 투자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며 투자자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오히려 잠재우는 역할을 했다.
베어스턴스는 지난 3분기에 8억5000만달러의 모기지 관련 자산을 상각한 바 있다.
베어스턴스 주가는 이날 전날대비 2.56% 오른 103.45달러로 마감했다.
전날 골드만삭스도 대대적인 부실자산상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 지수 급반등을 견인한바 있다. 골드만삭스 주가는 이날 0.06% 하락하는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유럽 최대 은행인 HSBC도 3분기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34억달러로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HSBC는 하지만 대손충당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남미 등 이머징 마켓 매출 증가에 힘입어 3분기 순이익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HSBC주가는 0.14% 오른 88.90달러를 기록, 상승세 유지에 성공했다.



존 테인 NYSE회장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할 것으로 알려진 메릴린치 주가는 경영혁신에 대한 기대를 반영, 1.63% 상승 마감했다. 그러나 NYSE주가는 전날에 비해 0.28% 하락, 대조를 보였다.

전날 파산 위험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반도막탔던 이트레이드는 이날 한때 40% 이상 오르며 선전했으나 상승폭이 제한되면서 10.8% 반등에 만족했다.

◇ 메이시 하락 '족쇄'...유통주 약세주도



소매매출 둔화이 영향으로 매이시와 시어스 타깃 등 주요 유통업체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시장 전반의 반등 탄력이 상실됐다.

미국 2위 백화점업체인 메이시는 이날 3분기 3300만달러(주당 8센트)의 순이익을 기록, 전년동기 300만달러(주당 1센트) 순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전망치(주당 7센트)를 웃도는 것이지만 투자자들은 4분기 실적 전망에 주목했다.

메이시는 4분기중 '동일점포 매출'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며 전체 매출 성장률 역시 당초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메이시 주가는 전날보다 7.1% 급락한 28.47달러로 장을 마쳤다.



때맞춰 메릴린치는 이날 올해 4분기 의류 및 가구판매가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유통업종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메이시의 실적전망치와 이같은 분석이 상승효과를 일으키면서 소매유통업체 타깃 주가가 2.78달러 떨어진 56.82달러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가 유통주 전반으로 확산됐다.

◇ 유가 급반등, 증시 부담

국제유가가 연이틀 급락세를 마치고 급반등, 94달러 대로 올라섰다.
14일(현지시간)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일대비 2.92달러(3.2%) 상승한 94.09달러로 마감했다.
전날 3% 이상 급락하며 91.17달러로 마감했던 WTI는 장 시작과 동시에 강세로 출발 한때 94.37달러까지 상승했다.
에너지 금속 관련 전문매체 플래츠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지난주 70만배럴 감소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에너지부는 15일 주간 원유재고 수치를 발표한다.



다우존스 보도에 따르면 압둘라 알 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리야드에서 열린 회담에서 사뮤엘 보드만 미 에너지부 장관의 증산요청에 대해 다음달 공식 OPEC회의 전까지는 증산 논의를 할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증시가 이틀째 반등하면서 엔화가 달러대비 약세를 보였다.
14일 오후 3시40분(현지시간)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11.66엔으로 전날의 110.89엔에 비해 0.77엔 상승(엔화가치 하락)했다. 엔화 환율은 지난주말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109엔대까지 낮아졌었다.

달러/유로 환율은 1.4641달러로 전날의 1.4602달러에 비해 상승(달러하락)했다. 유로화 지역 13개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보다 0.4%포인트 늘어난 0.7%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유로화의 상대적 강세를 초래한것으로 분석됐다.



◇ 인플레이션 우려 다소 진정

이날 발표된 물가지수는 장 초반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데 기여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전월대비)은 0.1%를 기록, 전월의 1.1%를 밑돌았다. 월가 전문가 예상치는 0.3% 였다.
9월에 0.1%(전월대비) 상승했던 핵심 생산자물가(식품 및 에너지 제외)는 10월 들어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전년동월대비 상승률은 6.1%로 전월의 4.4%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지난 2005년 9월 이후 최대치다. 핵심소비자물가도 2.5% 올라 2년래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고유가의 영향으로 원유제품과 원유 에너지 가격이 전월대비 각각 2.4%, 5.9% 상승했다. 반면 가솔린 가격과 천연가스 가격은 각각 0.8%, 2.4% 하락했다.

주택경기둔화 여파로 소매판매는 크게 둔화됐다.10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쳐 9월 증가율(0.7%)을 크게 밑돌았다. 다만 전문가 예상치 0.1%는 상회했다.



변동성이 적은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 증가율도 0.2%를 기록, 전월의 0.3%에 못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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