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성장 걸맞는 역할하라"-WSJ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7.10.26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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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늘려 세계경기 부양해야

중국 경제가 3분기에도 11.5%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욱일승천했지만 세계 경제에 미친 긍정적 영향은 거의 없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6일 보도했다.

경제성장의 대부분이 수출과 해외투자에서 일궈낸 결과이며 놀라운 고성장에 비해 소비가 너무 약하다는 지적이다.



이 신문은 미국 경기가 둔화되는 조짐이 뚜렷한 현재 상황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소비를 늘려주는 것만이 세계 경기 둔화를 제한할 수 있지만 그럴 조짐이 없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11.5%를 기록했다. 국가통계국은 3분기까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7%, 수출이 21.4%, 투자가 41.6%라고 밝혔다.



지난해 전체 GDP에서의 소비 비중은 39%. 경제 성장에 비해 소비 비중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선진국들의 성토를 받고 있는 수출 비중이 소비 감소분을 메워 수출 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물론 3분기 성장률과 9월 소비자물가는 2분기와 8월에 비해 둔화됐다. 올 들어 다섯 차례의 금리 인상과 여덟 번의 지준율 인상 등 긴축 조치가 나름대로 약발을 발휘했다고 중국 정부가 주장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성장률은 내년에는 11% 밑으로 떨어져 과열이 다소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 경제국으로 부상할 국가 치고는 여전히 높은 성장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이 이처럼 높아지는데 반해 중국이 세계 경제에 기여하는 긍정적 측면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인프라 확충 붐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불러 온 것처럼 중국인들이 소비를 늘려 전세계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싱가포르 액션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코헨은 "지난 5년 동안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비중은 아시아의 부상과 함께 저절로 줄었지만 아시아인들의 소비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수출 의존 산업 구조는 결국 중국에도 독이 될 거란 지적도 많다. 부자 나라들이 물건을 소비해 주는 것에 도취돼 수출 업체들이 과열 경쟁을 하면 공급 과잉이 불가피하다. 미국과 유럽 경기가 둔화돼 중국산 소비가 줄면 중국도 견뎌내지 못할 것은 명약관화하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도 "중국은 전세계에 자국 경제가 매우 빨리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얼마나 다르게, 똑똑하게 성장할 수 있는가도 증명할 수 있는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중국도 이 부분을 의식해 수출 산업에 대한 보조금을 축소하고 근로자들의 임금과 사회 복지 프로그램을 늘리는데 힘쓰고 있다. 근로자들의 임금이 늘어야 소비가 늘고 수출 의존 경제 구조를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통계국의 리 샤오차오 대변인은 전일 3분기 성장률을 발표하면서 "향후 몇 년 동안 소비의 경제 기여도를 어떻게 높일 수 잇는가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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