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공정위 항소포기 "판도 변화없다"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07.10.1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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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N 등 이미 토종업체에 밀려..중하위권 업체엔 '재도약' 기회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끼워팔기 제재'에 대한 항소를 포기함에 따라 국내 업계에 미치는 파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끼워팔기'의 주대상이던 '메신저'와 '미디어플레이어' 시장이 이미 국내업체가 주도권을 장악한데다, MS 역시 공정위 시정명령 이후 메신저와 미디어플레이어를 별도로 분리한 한국판 버전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업계 판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메신저, 미디어플레이어 이미 토종업체에 밀려

마이크로소프트는 2005년 12월 미디어플레이어와 메신저를 분리시키라는 시정명령에 따라 지난해부터 이들 서비스를 분리한 '한국형 윈도 버전'을 출시해왔다. 메신저와 미디어 플레이어가 분리된 윈도 KN버전과 자사 미디어 플레이어와 메신저 외에 경쟁사 제품도 손쉽게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한 K버전이 그것이다.



그러나 MS가 '메신저'와 '멀티미디어 재생프로그램' 시장에서 국내 토종업체들에게 밀리기 시작한 것은 몇해 전부터다.

국내 인터넷 메신저 시장은 지난 2005년 3월부터 토종 메신저인 '네이트온'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3년 첫선을 보인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온은 미니홈피 '싸이월드'와의 연동과 무료 문자서비스를 주무기로 메신저업계의 절대권력으로 자리잡아온 마이크로소프트의 'MSN'을 가볍게 따돌린 것.

MS가 지난해 새롭게 업그레이한 윈도라이브메신저로 재반격에 나섰지만, 네이트온의 강세를 꺽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리안클릭 기준 9월 말 네이트온의 순방문자수(UV) 601만명인데 반해 MSN의 이용자수는 189만명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멀티미디어 재생 프로그램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토종 멀티미디어 재생 프로그램인 '곰플레이어'가 지난해 7월 윈도미디어플레이를 처음으로 앞지른 이후 현재까지 당당히 1위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곰플레이어는 얼마전 다운로스 횟수 1억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부 중하위권 업체 재도약 발판될 수 있어



결국 이들의 승리에는 '윈도 미디어플레이어'와 'MSN 메신저'가 국민 절대다수가 사용하는 윈도에 기본 탑재된다는 불리한 시장 여건 속에서도 강력한 기능 차별화와 '감성' 마케팅이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MS가 공정위에 대한 항소를 포기한다해도 현재 국내 시장판도가 크게 달리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그동안 메신저와 멀티미디어 재생 프로그램 시장에서 약세를 면치못했던 중하위권 업체들과 이제 막 서비스를 준비 중인 업체들의 경우, 공정한 여건에서 다시한번 시장공략을 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줄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S가 공정위 제제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겠다는 것은 뒤늦게나마 환영한다"면서 "메신저와 멀티미디어재생 프로그램 시장에서 보다 공정한 룰이 자리를 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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