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내용은 "언론이 미분양 아파트 '찌라시'(판촉지)냐"며 비아냥거리는 투였다. 한 네티즌의 비아냥대로 이날 각 매체는 강원 춘천과 서울 강남에서 청약 신청자가 하나도 없는 '제로 청약 아파트' 기사를 비중있게 다뤘었다.
사실 1순위에서 청약자가 한 사람도 없었던 사례는 있지만 3순위에서마저 청약자가 전무(全無)했던 것은 이제까지 '전무'한 일이기 때문이다.
추석을 전후해 호가가 올랐던 아파트값마저 다시 내려갔으니 해프닝이라 하기에도 뭐한 일이었다.
지난해 10월만해도 6억원하던 집값이 무려 1억2000만원이나 떨어진 것이다. L씨는 집을 반드시 팔아야 했다. 10일 처분한 죽전 아파트가 1년 양도세 유예조치에다 처분조건부에 같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L씨는 다행이라고 여긴다. 그나마 1억3000만원(추정)의 양도세를 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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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그 영광의 시대는 가고 있나. 어디서든 분양 현수막과 말뚝만 꽂으면 불티나게 팔리고, 옆집이 오르면 뒤질세라 더 올라 주택시장을 뜨겁게 달구던 일이 요즘은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집으로 한탕을 노리는' 가수요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가수요가 사라진 데는 재건축 규제에다 세금 강화, 청약가점제 등의 규제에다 풍부한 공급물량 등 여러 원인이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심리다. '경제는 심리다'라는 말이 있듯 주택시장에서도 심리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주택시장에서 가수요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주택시장을 최근 4∼5년 동안 주물렀던 '상승기대심리'가 현격히 퇴조해서다.
사실 세금문제는 아무것도 아니다. 사놓은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확신만 있다면 집을 살 사람은 집을 산다. 양도세가 얼마든, 금리가 몇%가 됐든….
주택시장에서 심리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해주는 좋은 사례가 지난해 10월 수도권을 투기열풍으로 몰아넣은 검단신도시 예정지. 미분양 주택들이 검단과 가깝다는 이유 만으로 불티나게 팔리다 얼마 안돼서 다시 급매물로 쏟아져 나왔다.
검단이 신도시로 지정되면 주변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상승 기대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다 검단이 신도시로 지정되더라도 수도권 수요자 흡입력이 약한 것으로 진단되면서 상승기대심리가 죽고 거래가 얼어붙어 매물만 크게 늘어난 것이다.
경제심리는 일단 조성되면 생명력이 길게 마련이다. 수요자들은 내집마련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취할 것이고, 돈이 되는 아파트를 고르기 위한 옥석 구분은 더욱 까다로워질 것이다.
수요자는 물론 건설업체들의 보다 긴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