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야기]집값의 거짓과 진실

머니투데이 방형국 부장 2007.08.3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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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울고 웃는 사람이 많은 것 처럼, 요즘은 거짓으로 웃다 우는 사람이 많아졌다. 신정아 씨나 일부 연예인들의 가짜 졸업장 사태 때문이다. 돈이 돈을 낳듯이 거짓도 거짓을 낳는가 보다.

신정아 씨 등이 학력을 확대 포장한 것은 학력위주의 사회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아니다.



그들의 거짓으로 어디엔가는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고, 그들은 유·무형의 이익을 얻기 때문이다. 같은 상황에서 정직하게 사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점에서라도 그들의 거짓은 정당화될 수 없다. 자신을 거짓으로 디자인한 결과다.

디자인 경쟁력은 산업사회에서 그 중요성을 새삼 말할 필요조차 없다. 우리 같이 수출로 먹고 사는 경우에는 그 중요성이 더욱 크다. 디자인 경쟁력은 제품 경쟁력 뿐 아니라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것으로 지평을 넓히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 디자인총괄본부'를 만들어 디자인 서울거리 조성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바로 그 사례가 될 것이다.

외국인이 한강 유람선을 타면 두번 놀란다고 한다. 성냥갑 처럼 생긴 아파트들이 가도 가도 끝없이 한강변을 뒤덥고 있는 것에 한번 놀라고, 성걍갑 같이 생긴 아파트 값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집에 비해 서너배 비싸다는 말에 두번째 놀란다는 것이다.
디자인에 대한 개념조차 없다 시피했고, 당장 싼 값에 집을 많이 지어야 하는 개발시대였지만, 성냥갑 아파트들이 한강의 풍경을 훼손시키고, 도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사실이다.

디자인 개념없이 지어진 아파트들임에도, 그 값이 과대 포장된 것은 아닐까. 100가구, 아니 1000가구 중 한채라도 비싸게 팔리면 주변의 모든 아파트 값이 덩달아 오르면서도, 싸게 거래된 값은 '그 집 개인 사정'으로 치부되며 시세에 반영되지 않는 게 현실이고 보면 이들 아파트 값은 거짓일 수도 있다.


호가라는 게 있다. 말그대로 부르는 값이다. 적잖은 호가가 거짓이다. 고객을 끌어들이 위해 일부 중개업자들이 싼 물건을 리스트에 올리고 이를 보고 온 손님에게는 물건이 나갔다며 다른 매물을 권유한다. 거짓이다.

아파트 부녀회 등의 등쌀에 값을 높게 올리거나, 입주민들이 담합해서 팔지도 않을 집을 일제히 높게 내놓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도 집값은 오른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런 아파트를 선호한다. 때가 되면 이런 아파트 값이 더 오르기 때문이다. 학력위주의 사회에서 거짓으로 학력을 디자인하듯, 집값이 정신없이 오를 때는 담합과 거짓 가격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을 수도 있다.

거짓은 들통날 때야 비로소 거짓임을 안다. 버블도 버블이 꺼진 후에야 비로소 버블임을 안다. 집값은 올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 사이에 큰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통령 선거로 부동산 정책에 변화가 올 수 있어서다. 올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 사이에 시장에 나올 5만4495건에 이르는 처분 조건부 대출물량과 종합부동산세 과표적용률 상향에 따른 보유세 증가도 변수다.

이 같은 파고와 변수를 헤치고 이들 집값이 더 오르거나 지금의 가격을 유지하면 그 값은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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