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후원 기업 "난감하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박희진 기자, 기성훈 기자 2007.09.1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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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소환 등 곤욕.."단순 문화지원사업, 외압 없었다"

신정아씨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관계가 밝혀지면서 불똥이 재계로 튀고 있다. 신씨가 근무했던 성곡미술관에 후원했던 기업들이 변 전 실장의 압력을 받은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신씨는 2002년에 성곡미술관에 들어가 2005년 학예연구실장이 됐고 올해 7월까지 근무했다. 성곡미술관은 신씨가 오기 전에는 별다른 기업후원 유치 실적이 없었지만 신씨가 학예연구실장이 된 후부터는 국내 대기업들로부터 잇따라 후원을 받았다. 이 기간 변 전실장은 기획예산처 차관, 장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기업들은 일상적인 문화예술 후원 활동이었을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이같은 정황 때문에 검찰 소환 대상에까지 오르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올해 3월 성곡미술관의 '윌리엄 웨그만'전을 후원했던 삼성전자 (63,400원 ▲300 +0.48%)는 "국내 대표기업인 만큼 1년에 수없이 많은 협찬요청이 들어온다"며 신씨와는 전혀 상관없는 통상적인 문화예술지원 활동 중 하나였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후원 여부는 실무자가 전시회의 위상과 품격, 작가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해 삼성전자의 이미지에 맞는지를 판단한다"며 외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같은 전시회를 후원했던 LG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LG 관계자는 "연간 수십건 문화예술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협찬요청이 왔고 내부검토를 거쳐 지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해 성곡미술관에서 열린 알랭 플레셔전에 1억원을 후원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지난해 한불 120주년 행사와 관련해 프랑스 대사관이 후원 요청을 했고 성곡미술관 행사(알랭 플레셔전)는 연간 수십 건의 후원 행사 중 하나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메세나 활동의 일환으로 한 것뿐이지, 외압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그룹도 "지난해 7월 기아차가 한·불 수교 120주년을 기념한 성곡미술관 문화행사 중 버닝햄 40주년 기념전에 후원이나 협찬한 사실은 있지만, 현대차는 후원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문화사업 지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자는 내부 방침에 따라 신씨가 기획한 알랭 플레셔전을 후원한 파라다이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11월 치러진 이 전시회 후원 문제를 담당했던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처음에 신씨측에서 우리 문화재단에 협찬 요청을 해왔는데 사업 계획이 크다 보니까 재단에서 본사쪽으로 검토를 의뢰했다"며 "신씨측에서 애초 1억원 지원을 요청했지만 1000만원 지원으로 양측이 합의를 보고 후원을 집행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좋은 취지로 후원한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 회사에 누를 끼치게 돼 난감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연초 사업계획을 세우면서 문화사업에 지원을 많이 하자는 내부 방침을 정하고 올림픽 공원 페이퍼테이너 등 문화사업에 지원활동을 벌여왔다.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서부지검은 이날 성곡미술관이 기업체들의 후원을 유치하는 데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를 밝혀내기 위해 기업체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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