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회의 세계경제 영어路](58)트럼프 "달러 강세 지나쳐"…'환율전쟁' 전운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7.01.21 07:45

Trump could set off a new round of currency wars between the world’s major economies

편집자주 | 세계 경제와 국제 금융시장을 영어로 읽는 길을 놓아 드립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등 유력 매체에서 쓰는 진짜 경제 영어를 주요 개념에 대한 해설과 함께 전합니다.

환율전쟁(currency war)은 다른 말로 경쟁적 평가절하(competitive devaluation[depreciation]), 즉 평가절하 경쟁이라고 한다. 평가절하는 한 나라가 자국 통화(화폐·currency)의 대외 가치를 낮추는 일이다. 반대는 평가절상(appreciation, revaluation)이라고 한다. 곧 환율전쟁이란 여러 나라가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추려고 경쟁하는 걸 말한다.

2010년 귀도 만테가 당시 브라질 재무장관이 주요국 관리 가운데 처음으로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달러 약세 유도 정책을 문제 삼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제로금리 기조 아래 국채를 대거 매입하는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QE)로 달러 가치를 떨어뜨려 신흥시장에 피해를 준다는 주장이었다.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해당국 기업이 국내에서 만들어 해외에 파는 제품의 가격이 낮아진다. 반면 해외에서 수입하는 제품의 가격은 오른다. 둘 다 국내 산업에 도움이 된다. 수출기업은 해외에서, 내수기업은 국내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나라가 일방적으로 자국 화폐 가치를 낮추면 상대국은 피해를 보게 된다. 일방적인 평가절하를 '이웃을 거지로 만드는 정책'(beggar-thy-neighbor policy)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서로 피해를 보지 않겠다며 평가절하 경쟁에 나서는 게 바로 환율전쟁이다.

최근 세계 경제에 다시 환율전쟁의 전운이 드리웠다. 20일(현지시간) 미국 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달러 강세에 불만을 나타낸 게 화근이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6일자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전했다.

한 나라의 통화 가치가 강세를 띠는 것을 영어로는 strong이라고 표현한다. 달러 강세(강달러)는 보통 strong dollar라고 한다. weak dollar는 달러 약세(약달러)가 된다. 강세장을 bull market, 약세장을 bear market이라고 하는데 bullish dollar, bearish dollar도 각각 강달러, 약달러를 의미한다. 달러값이 뛸 것으로 보고 달러를 매수하는 이들을 dollar bull, 반대로 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이들은 dollar bear라고 한다.

hold down은 ~을 억제하다, 소리 등을 낮추다라는 의미다.

달러는 트럼프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강세가 돋보였다. 그가 쏟아낸 경기부양 공약이 미국 경제의 성장세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으면서다. 미국의 성장세에 힘입어 Fed의 금리인상 속도 역시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이 결과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ollar index)는 14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달러의 고공행진이 계속되자 트럼프의 발언처럼 달러 강세가 미국의 성장세를 해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수출경쟁력 약화를 걱정한 미국 기업들의 불만도 고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자 기사에서 트럼프의 WSJ 회견 발언이 환율전쟁 공포를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overturn은 뒤집(히)다, set off는 유발하다, 일으키다라는 뜻이다. 폭탄 등을 터뜨리다라는 의미로도 쓴다.

FT가 말한 20년 된 미국의 경제정책은 이르바 '강달러정책'(strong dollar policy)을 의미한다. 미국은 빌 클린턴 행정부(1993~2001) 시절부터 강달러정책을 고수했다. 미국 재무부(Treasury)는 그동안 원칙적으로 달러 강세가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이롭다는 입장이었고 미국 대통령은 시장에 맡긴 환율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았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 수석 외환 투자전략가는 지금까지 달러 강세가 지나치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미국 대통령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FT는 같은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글로벌 채권펀드 운용사인 핌코의 호아킴 펠스 세계 경제 고문은 지난해 말에 낸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전 세계가 이미 '환율냉전'(cold currency war)에 돌입했다고 진단한 바 있다.

skirmish는 주로 우발적인 소규모 접전, 충돌을 의미한다. besides는 ~외에, 게다가, 뿐만 아니라라는 뜻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
  3. 3 "욕하고 때리고, 다른 여자까지…" 프로야구 선수 폭로글 또 터졌다
  4. 4 계단 오를 때 '헉헉' 체력 줄었나 했더니…"돌연사 원인" 이병이었다
  5. 5 '비곗덩어리' 제주도 고깃집 사과글에 피해자 반박…"보상 필요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