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간다더니 '6만전자'…"줍줍해도 될까?" 증권가 전망은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4.09.1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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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외인, 지난달 23일부터 삼성전자 5조원 넘게 순매도

최근 일년간 삼성전자 주가 추이.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최근 일년간 삼성전자 주가 추이.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국민주인 삼성전자 (64,400원 ▼1,900 -2.87%) 주가가 한 달도 되지 않아 16%대 빠졌다. 그간 반도체주를 사 모으며 주가 하단을 받쳤던 외국인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영향이다. 증권가도 덩달아 눈높이를 낮추고 있는데, 여전히 '10만전자'를 예상하는 쪽과 '8만전자'를 전망하는 쪽으로 의견이 갈린다.

13일 오전 11시38분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800원(2.71%) 내린 6만4500원을 나타낸다. 전날 상승 마감했던 주가는 하루 만에 하락 전환했다. 주가는 불과 이틀 전인 11일 6만42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는데, 이날도 약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가 오르는 와중에도 삼성전자는 하락 중이다. 외국인 순매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162,800원 ▼6,000 -3.55%) 등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된 영향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1시10분 기준으로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323만7137주를 순매도 중이다. 현주가 기준 2087억 9533만원 규모다.

최근 외인은 줄곧 삼성전자를 순매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하루(지난 2일)를 제외하고 쭉 순매도세였다. 삼성전자 누적 순매도 규모는 이날까지 5조1577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순매도 규모의 절반 이상이다.



외인이 삼성전자를 순매도하는 배경으로는 여러 이유가 꼽힌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AI(인공지능) 산업의 성장 지속 여부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와중에 글로벌 선행지표 격인 한국 메모리 8월 수출액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둔화, 8월 메모리 계약 가격의 전월 대비 하락 등이 반도체 업종 센티먼트(정서)를 악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주가가 빠지면서 증권가 눈높이도 낮아졌다. 주가가 52주 최고가를 찍었던 지난 7월에는 분석 보고서를 낸 증권사 모두가 '10만전자'를 전망했다. 일부 증권사는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엔비디아로부터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목표가 12만원을 내놓기도 했다.

이달은 분석 보고서를 내놓은 증권사마다 목표가를 다르게 제시했다. 가장 낮은 목표가인 8만1000원을 제시한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사업 구조는 수요 측면에서 모바일, 고객 측면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형태를 갖고 있다. 스마트폰 OEM(주문자위탁생산) 업체들이 연말까지 강한 재고조정을 목표로 해 DS(디바이스솔루션) 매출은 하반기 예상보다 부진한 전망"이라고 봤다.


주가가 단기간에 대폭 내렸지만 현 상황은 일시적인 둔화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적정주가 9만5000원을 제시하며 "삼성전자는 지난달 이후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매출 성장 둔화로 이미 19.5% 하락했다"라며 "주가는 HBM 주요 고객 확보, 올 4분기부터 보일 탄력적 실적 개선, 무리한 투자를 제한하는 공급 조절 의지에 달렸다"라고 분석했다.

여전히 10만원 이상의 목표가를 유지하는 곳도 있었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목표가 11만원을 제시하며 "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올해 전망 P/B(주가순자산비율) 기준 1.14배로 과거 5년 멀티플의 하단 수준으로 다운사이클(하강 국면)을 이미 반영한 레벨"이라며 "이익 전망에 대한 둔화, 부진한 세트 수요, 일회성 비용의 반영 등을 고려해도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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