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적 출사표 던진 부국제, 지난해 내홍 지우고 명예회복할까?

머니투데이 한수진 기자 ize 기자 2024.09.0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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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으로 선정된 강동원 주연 화 '전, 란' 스틸 / 사진=넷플릭스개막작으로 선정된 강동원 주연 화 '전, 란' 스틸 / 사진=넷플릭스


"지난해 내홍으로 인해 잃어버린 것을 되찾을 것"(박광수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는 과거의 영광을 복원하겠다는 각오다. 국고보조금은 지난해 절반으로 줄었지만 영화 편수를 8%가량 늘린 것도 이 때문이다. 224편의 영화와 함께하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다.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지하 2층 의원회의실에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박광수 이사장과 박도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 김영덕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위원장,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 등이 참석했다.



지난해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내부 갈등으로 인해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영화제 개막을 앞두고 조종국 운영위원장의 임명이 확정되자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임 의사를 표명했고, 이후 내부에서 허 집행위원장을 복귀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성추문에 계획이 좌절됐다. 논란이 계속되는 와중에 이용관 이사장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내홍을 수습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다 보니 작년 BIFF는 충분한 자금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이전 해에 비해 삭감된 예산으로 행사가 진행됐고,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주요 야외 이벤트는 크게 줄어들었다. 주윤발, 송강호, 송중기, 판빙빙 등 인기 스타들의 참석으로 그나마 면을 세울 수 있었다.



때문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향한 영화계의 우려가 컸다. 이를 의식한 듯 박광수 이사장은 "지난해 부산영화제가 큰 내홍을 겪었다. 올해는 영화제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우리가 그동안 잃어버린 것들에 질문을 던지고 찾아가는 한 해로 생각하기로 했다"라며 "영화제의 전체적 조화와 균형, 영화제에 참여하는 관객, 영화인, 해외 게스트들을 면밀히 살피면서 어려운 시기에 잃어버린 것들을 찾아내고 복원시키는 것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화 'RM: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 스틸 / 사진=BIFF영화 'RM: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 스틸 / 사진=BIFF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은 지난해(209편) 대비 8% 증가한 224편이다. 여기에 커뮤니티 비프 상영작 55편까지 합치면 63개국 279편 영화가 BIFF를 찾는다. 게스트 셔틀 운행, 데일리 종이신문 발간 등 사라졌던 과거 프로그램들도 부활한다. AI 기술과 영화의 만남도 이뤄진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영화제에 참여해 아시아 최초로 관객들이 AI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할 예정이다.


개막작은 넷플릭스 영화 '전, 란'(감독 박찬욱)이 장식한다. 부산국제영화제가 OTT 작품을 개막작으로 선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쇄신을 강조한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양성 확보를 위해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외에도 방탄소년단 리더 RM의 다큐멘터리 영화 'RM: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 송중기 주연의 '보고타', 김민하가 주연한 '폭로: 눈을 감은 아이', 정우 주연의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홍경과 노윤서의 '청설' 등 충무로 기대작들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다. 고 이선균을 추모하는 특별전 '고운 사람, 이선균'도 열어 그의 주연작 3편을 상영하기도 한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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