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비후성 심근병증의 국내 유병률(병을 앓는 환자 비율)은 2010년 0.016%에서 2016년 0.03%로 증가했다. 유전적 요인을 지닌 가족성 심장병으로 젊다고 안심할 수 없다. 문인기 순천향대부천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비후성 심근병증은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급성 심장사가 발생하거나 심부전이 악화할 수 있다"며 "아직 발견되지 않은 환자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예방·관리를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비후성 심근병증 치료는 심근병증 형태에 따라 다르게 접근한다. 심장 초음파 검사나 심전도, 심장 MRI, CT 등을 통한 정확한 진단이 뒷받침돼야 한다. 만약 좌심실 유출로 협착이 있는 경우 심근 절제술이나 두꺼워진 부위 심근을 괴사시키는 시술을 시행해야 한다. 비후성 심근병증으로 부정맥이나 심장의 기능이 떨어져 혈액 공급이 안 되는 심부전이 발생했다면 약물치료나 돌연사 위험이 높을 경우 심장이 멈추는 것에 대비해 제세동기를 삽입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심장내과 문인기 교수
해외 연구를 보면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의 40~60%에서 심장 횡문근 관련 유전자 변이가 관찰된다. 단, 동양권에서 많이 발견되는 종류의 비후성 심근병증(심첨부)은 유전적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문인기 교수는 "병이 반드시 유전되는 것이 아니고 유전자 이상이 있어도 심근 비후가 발현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비후성 심근병증이 없는 일반인과 유사한 생존율을 보인다는 보고도 있는 만큼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비후성 심근병증을 예방하려면 건강한 식습관과 적절한 운동이 도움이 된다. 운동은 비후성 심근병증 예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지만 좌심실 유출로 폐색이 있는 환자는 운동을 제한해야 한다. 문 교수는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는 심부전, 부정맥이 잘 나타나므로 짜게 먹지 않고 금연, 금주를 꼭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