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 온유, 불안했던 어제와 행복한 오늘 [인터뷰]

머니투데이 한수진 기자 ize 기자 2024.09.0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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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미니 3집 ‘플로우(FLOW)’ 발매...전곡 프로듀싱

온유 / 사진=그리핀엔터테인먼트온유 / 사진=그리핀엔터테인먼트


제 이름처럼 온화한 미소로 기자를 맞았다. 편안해 보였고 설레 보였다. 혼자 여행하며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 그 소중함을 깨달았다는 온유는 평온하지만 벅찬 얼굴로 새 앨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온유의 얼굴에는 활기가 돌았다. 평안함에 이른 온유는 어느 때보다 행복한 마음으로 새 앨범 발매를 기다리고 있었다.

온유는 3일 미니 3집 ‘플로우(FLOW)’를 발매한다. 온유의 솔로 앨범은 2023년 3월 발표한 정규 1집 ‘서클(Circle)’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귀중한 마음으로 ‘플로우’ 트랙들을 채워나간 온유는 오랜만에 취재진 앞에 서서 앨범 이야기를 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제가 만든 앨범”이라며 자신 있게 ‘플로우’에 대해 설명하던 그는 “되게 떨린다”라며 긴장한 모습도 보였다.



“‘플로우’는 하나부터 열까지 제가 만든 앨범이에요. 프로듀서로서 크레디트에 제 이름이 다 적힌 앨범이죠. 제 생각을 어떻게 음악으로 구체화시킬지 고민을 거듭하며 완성한 앨범이에요. 목표했던 건 ‘플로우’에 실린 제 노래들이 듣는 분들에게 좋은 영향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걸 함으로써 주변에도 긍정적인 에너지가 닿기 바랐죠.”

온유 / 사진=그리핀엔터테인먼트온유 / 사진=그리핀엔터테인먼트


‘플로우’에는 온유가 가진 생각들이 앨범 전반에 녹아져 있다. 온유는 전곡 프로듀싱은 물론 전곡 작사에도 참여했다. 타이틀곡 ‘매력 (beat drum)’을 포함해 ‘홀라!(Hola!)’, ‘마에스트로’, ‘셰이프 오브 마이 하트(Shape of My Heart)’, ‘월화수목금토일’, ‘포커스(Focus)’ 등 총 6곡이 실렸다.

“제가 그동안 안 해본 게 너무 많았더라고요. 그래서 공백기 동안 혼자 뭔가를 해보는 시도를 했어요. 그 일환으로 혼자 여행도 했고요.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갔어요. 숙소도 못 잡아서 길에서 부랴부랴 검색해서 게스트하우스에 묵었어요. 하나하나 혼자서 해내는 재미가 크더라고요. 되게 사소한 일일 수 있지만 저는 이 경험들을 통해 힐링이 됐어요. 이런 일들을 경험하면서 행복을 느꼈고 이 감정에서 흘러나온 것들을 음악으로 만들어서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온유는 여행을 통해 행복을 느꼈고 나다움 찾았다. 그는 이 긍정적인 마음들을 ‘플로우’에 고스란히 녹였다. 그리고 이 마음들이 순환되고 타인에게 흘러가길 바라는 염원에서 앨범명을 ‘플로우’로 지었다.


온유 / 사진=그리핀엔터테인먼트온유 / 사진=그리핀엔터테인먼트
“항상 노래할 때 많은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어요. 음이 떨어지거나 맞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크게 받았고 가사를 틀리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죠. 그런데 많은 분들이 제 목소리가 좋다는 칭찬도 늘 같이 해주셨거든요. 생각해 보니 그 칭찬이 ‘노래 잘한다’라는 말임을 깨달았어요. 그간 이런 장점을 보지 못하고 작은 실수에 자책하고 힘들어했어요. 제 매력에 보다 집중했으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다가 이번 앨범의 구상과 유기적으로 맞물리게 됐어요. 전작 ‘서클’이 순환이 주제였는데 이번에도 ‘흐른다’라는 의미의 ‘플로우’를 주제로 하게 됐어요. 순환이 되려면 흘러야 하잖아요.”



타이틀곡 ‘매력’은 무언가에 뛰는 마음을 드럼 비트에 빗대어 표현한 곡으로, 빠르고 리듬감 있는 업비트 팝 장르다. 이 노래는 신스 멜로디와 어우러진 온유의 키치한 보컬이 특징인데, 디스코가 결합된 드럼 비트까지 더해져 전체적인 곡 분위기가 쾌활하다. “뒤엉킨 날 휘어잡아 / 설레이는 맘” 등 아기자기한 가사와 온유의 부드러운 목소리, 활력 있는 멜로디가 더해져 기분 좋은 감상을 안긴다.

“‘매력’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각자 자기만의 매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어릴 때 남들과 다른 제 모습이 싫고 부족하다고 느껴져서 트라우마까지 얻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게 반대로 저에게 새로운 강점이 됐어요. 싫었던 모습들이 저만의 개성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거죠. 과거에 잘못 생각했더라도 누군가가 당신도 매력 있다고 말해준다면 자신만의 매력을 발견하지 않을까 했어요. 저 역시 같은 경험을 하며 얻은 행복감을 노래로 주변에 전달해 좋은 영향을 주길 바랐어요.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드는 게 혼자 기분 좋고 끝내는 것보다 만족이 크더라고요. 제 요리를 맛있게 드시던 엄마의 모습을 보며 행복했던 것처럼요.”

온유 / 사진=그리핀엔터테인먼트온유 / 사진=그리핀엔터테인먼트


온유는 과거에 멈춰 서지 않았다. 안 했던 것들을 하나씩 해보고, 그 과정에서 자아를 찾고 마음을 회복했다. ‘플로우’는 온유에게 치유의 존재이자 그 너머 사랑의 감정들이 흐른다. 자신이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던 엄마의 행복한 미소를 떠올리며, 낯선 여행지에게 우연히 찾은 숙소의 안락함을 떠올리며, 그렇게 ‘플로우’에 흐르는 감성은 따스하고 온유(溫柔)하다.

“옛날엔 힘든 일을 겪으면 무작정 참았는데 요즘엔 표현하려고 해요. 그때는 정말 안간힘을 다해 참았거든요. 그런데 요즘엔 잘 울어요. 그런 솔직한 모습들에서 나다움을 찾고 행복을 찾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요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행복과 나다움이에요. 이 흐름에 맞춰서 자기의 시간을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앨범도 준비했어요. 저로 인해서 한두 명이라도 행복해진다면 그분들도 다른 분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도 있잖아요. 마치 피라미드처럼요. 저로 인해 행복하다는 분들이 계시면 정말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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