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트럼프 공약대로 관세 인상되면 대중 수출 6% 이상 감소"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24.08.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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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공약대로 관세 인상이 이뤄진다면 우리나라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이 6% 이상 감소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對)중국 수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중 통상갈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변화는 우리나라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 등 지정학적 긴장이 중국산 물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와 '투입구조 변화' 양쪽 측면에서 우리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의 대중 관세인상은 우리의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을 3%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EU(유럽연합)이 관세인상에 동참할 경우에는 5%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바이든 정부가 발표했던 관세 정책을 기준으로 추정한 결과다.



만약 트럼프 후보 측 공언대로 관세가 인상되면 우리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은 6%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8년 하락폭의 두 배를 상회하는 수치다.

트럼프 후보의 관세인상 정책은 미국이 모든 국가로부터의 수입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60% 관세를 부과하는 방향이다.

최준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 과장은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는 가정에서 트럼프 후보의 공언대로 관세 인상이 이뤄졌을 경우를 분석한 결과"라며 "이는 대중 수출 부분만 분석한 결과로 총 수출에 미치는 영향과는 방향성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대중 수출의 영향보다 대중 수출연계생산의 영향이 0.5%포인트 가량 더 적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대중 수출연계생산은 중국의 최종 생산에 쓰일 목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모든 단계의 중간재 포함한 값이다. 양국간 무역데이터에 포함되지 않는 부분까지 고려한 포괄적인 데이터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수출연계생산에서의 산업별 집중도는 수출에 비해 낮은 편이다. 중국과 연관된 생산망이 수출품 산업보다 넓은 범위의 산업에 걸쳐 분포돼있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IT(정보기술) 산업의 비중(2020년 기준)은 수출의 42%를 차지하는데 수출연계생산으로 보면 26%로 비중이 줄어든다.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연계생산은 2000년 이후 증가세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수출이 정체되던 2010년 중반 이후에도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2010년 이후 대중 수출연계생산 증가율은 GDP 대비 연평균 0.9%를 기록했다.



다만 향후 전망은 부정적이다. 구조적 요인이 하방 리스크를 키우고 있고 수요 측면에서도 긍정적 영향이 둔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생산구조 변화는 중국의 중간재 경쟁력 제고 등을 반영하면서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대중 수출연계생산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미·중 갈등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와 생산구조 변화 측면에 모두 부정적으로 작용하면서 대중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을 추가로 위축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과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중 수출이 회복되는 가운데 앞으로 중국의 성장 흐름도 개선된다면 단기적으로 수출연계생산이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생산구조 변화에 따라 과거만큼의 호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중국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자립도를 높여가고 있어 우리 경쟁산업도 기술혁신을 통한 레벨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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