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설'에 휩싸인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20일(현지시간)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21~22일 예정된 인도 방문을 연말로 연기하고 테슬라 위기설에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BBNews=뉴스1
20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부터 미국과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가격을 동시에 인하했다. 특히 중국에서의 인하는 이달 초 모델Y의 판매가 5000위안(약 95만원) 인상을 발표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졌다. 블룸버그는 시장 수요 둔화 속 판매 부진으로 인한 재고 증가를 해결하고자 테슬라가 핵심 시장에서 주력 모델 판매가 인하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에서는 모델3과 모델Y 등 전 제품의 판매가격을 각각 1만4000위안(약 266만) 인하했다. 모델3의 중국 판매가는 24만5900위안에서 23만1900위안으로, 모델Y 가격은 26만3900위안에서 24만9900위안으로 떨어졌다. 테슬라는 지난 1일 모델Y의 중국 판매 가격을 인상했었다. 당시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가격 인상은 수요 회복의 신호가 아닌 이익 확대를 위한 꼼수라고 지적하며 향후 1~2개월 안에 가격을 다시 조정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테슬라는 비용절감을 이유로 전 세계 직원 10% 이상 감원 계획을 내놨다. /AP=뉴시스
테슬라는 지난 14일 전 세계 직원의 10% 이상 감원 계획을 내놨다. 감원 대상에는 드루 바글리노 수석부사장과 로한 파텔 공공정책·사업개발 담당 부사장도 포함됐는데, 이 중 바글리노 수석부사장은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개발 부서 책임자로 '모델2' 개발의 핵심 담당 임원이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최근 테슬라의 2024년형(2023년 11월13일~2024년 4월4일 생산) 사이버트럭 3878대를 가속 페달 결함의 이유로 리콜을 발표했다. 사이버트럭은 시제품 공개 4년 만인 지난해 11월 공식 출시됐지만, 공식 판매 시작 약 5개월 만에 대규모 리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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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강세론자인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사이버트럭 리콜은 테슬라에 또 다른 악재로, 머스크에게 혼란을 가중할 것"이라며 "이런 중요한 시점에 리콜이 시작되는 것은 좋지 않은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테슬라 주가 추이/그래픽=임종철
머스크 CEO는 연이은 악재에 인도 방문 일정도 취소했다. 그는 20일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안타깝게도 테슬라의 중요한 의무로 인도 방문이 연기됐다. 올해 말 인도 방문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적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는 인도의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 진출해 중국 등에서의 수요 둔화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머스크의 인도 방문 계획은 그와 모디 총리 모두에게 시기적으로 중요했다"며 인도 일정 연기가 양측에 상당한 실망감을 안겨줄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외신은 머스크 CEO가 21~22일 인도를 찾아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나 20억~30억달러(2조7580억~4조1370억원) 규모의 대(對)인도 투자 계획과 테슬라의 인도 시장 진출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것이 테슬라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진단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