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0월12일 폭탄테러로 완전히 파괴된 발리섬 쿠타의 나이트 클럽 전경. /사진=뉴시스
주말 밤 뒤흔든 폭음…순식간에 아수라장 된 휴양지사건 당일 오후 11시 30분(현지 시각)쯤 발리에서 서핑 명소로 유명한 쿠타 해변의 외국인 전용 나이트클럽인 '사리클럽' 정문에 일제 미니밴 한 대가 갑자기 돌진해 왔다. 충돌했던 차는 잠시 후 폭발했고 몇초 뒤 훨씬 강력한 폭음이 지축을 흔들었다.
당시 폭발은 클럽 건물을 형체도 없이 날려버렸고 주변 건물 10여동도 붕괴할 만큼 강력했다. 놀란 인근 주민 수백명이 클럽으로 몰려왔지만 불길이 거세 접근할 엄두를 못 냈다. 불길은 3시간 만에 잡혔지만 클럽 앞 도로에는 아침까지 피가 계속 흘러 도랑을 이뤘다.
이슬람 무장단체 소행…이유는 불분명
테러 피해자 이름이 새겨진 위령비 /사진=BBC 갈무리
인도네시아 경찰은 차량이 클럽을 향해 의도적으로 돌진한 점과 외국인과 해외공관을 겨냥한 폭발 사고가 하루 동안 3건 연속 발생한 점으로 미뤄 테러로 판단했고 실제 이슬람 무장 단체 소행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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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사상자를 낸 테러범은 이슬람 원리주의 테러 조직 '제마 이슬라미야'에서 활동하는 이들이었다. 테러범 중 한 명이 사건 발생 약 한 달 뒤인 그해 11월 5일 자바섬에서 체포됐다.
당시 그는 웃는 모습으로 붙잡혔으며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테러할 때 황홀했다"고 말해 또 한 번 세간을 놀라게 했다. 몇 주 후 테러 주범을 비롯한 나머지 공범들도 체포됐다.
당시 미국 행정부는 사건이 미국을 겨냥한 테러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연방수사국(FBI) 조사팀을 현지에 급파하기도 했지만 이들의 목적 등 실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결국 테러범 중 3명이 처형되고 나머지는 20년형·종신형 등을 선고받고 사건은 마무리됐다.
테러가 발생한 곳에는 희생자 이름을 새긴 위령비가 세워졌고 사건이 발생한 매년 10월 12일에 위령제가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