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냉장고 문 열려있는 이유...최초 편의점은 '얼음공장'이었다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2023.06.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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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편의점의 모태가된 사우스랜드 제빙회사. 얼음 공장의 냉기를 활용해 우유와 빵 등의 식료품을 저장해두고 판매했다./사진제공=코리아세븐최초의 편의점의 모태가된 사우스랜드 제빙회사. 얼음 공장의 냉기를 활용해 우유와 빵 등의 식료품을 저장해두고 판매했다./사진제공=코리아세븐


편의점에 들어가면 유제품과 삼각김밥 등이 진열된 냉장고 문이 항상 열려 있다.

이 냉장고에서 나온 냉기로 인해 편의점 안은 언제나 선선한 기온을 유지한다. 편의점 내부 전체가 사실상 냉장고 역할을 한다.

최근에 에너지 절감 기류와 맞물려 편의점 냉장고도 문을 달고 폐쇄형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지만 편의점 냉장고가 항상 열려 있는 이유는 편의점의 태동이 얼음공장에서 출발한 탓이 크다.



세계 최초의 편의점은 얼음 공장에서 시작했다.
1927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위치한 사우스랜드 제빙회사는 얼음을 만들어 파는 회사였다.

얼음공장의 '냉기'를 그냥 두기 아깝다고 생각한 이 회사의 종업원은 어느 날 공장에서 우유, 빵, 달걀 등 식료품을 팔아보기로 했다.



낮은 온도 덕분에 식품을 오래 보관할 수 있었고 이렇게 상품을 비치해두면 반드시 찾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고 식료품 점포가 문을 닫는 저녁시간이나 일요일에 상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사우스랜드 제빙회사는 자사가 운영하던 8개 제빙공장과 21개 얼음창고에서 간단한 식료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주로 교외지역에 거주하면서 늦게 퇴근하는 사람들이 저녁까지 영업하는 사우스랜드의 식료품을 애용했다.

사우스랜드는 아침 7시(세븐)부터 밤 11시(일레븐)까지 문을 여는 영업시간을 강조하기 위해 가게 이름을 '세븐일레븐'으로 바꿨다.


1937년 처음 문을 연 로손편의점은 처음에는 우유상점이었다. 미국 오하이오주 아콘시 인근에 살던 낙농업자 로손이 우유를 판매하기 위해 우유 상점을 창업했고 우유와 함께 식료품과 생필품을 팔기 시작하면서 해당 지역에서 편의점으로 발전했다. 로손의 우유상점 역시 핵심기술은 우유를 상하지 않게 보관하기 위한 '온도관리'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시간에 공급한다는 편의점의 기본 개념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GS25가 서비스 중인 '나만의 냉장고'/사진=앱 우리동네GS 캡처GS25가 서비스 중인 '나만의 냉장고'/사진=앱 우리동네GS 캡처
100년이 지난 지금도 핵심은 '온도관리'
최근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나만의 냉장고'라는 개념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사실 편의점은 냉장고가 보급되기 전 시절 '집 근처의 개인 냉장고'라는 관점에서 태동했던 것이다.

현재 GS25가 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 '우리동네GS'에는 '1+1' 상품이나 2+1' 상품을 할인된 가격에 사서 원하는 때에 원하는 GS25매장에서 꺼내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편의점 사업에서 '온도관리'의 중요성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편의점 CU가 카자흐스탄 진출을 위해 손잡은 현지기업 'Shin-Line'(이하 신라인)이 아이스크림 업체인 것도 이같은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

신라인은 카자흐스탄 아이스크림 시장 40%를 점유하고 있는 중앙아시아 최대 아이스크림 업체다. 아이스크림을 주로 취급하는 기업이다 보니 카자흐스탄은 물론 중앙아시아 전역에 콜드체인(cold chain)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추가적인 투자 없이 저온상태로 상품을 유통할 수 있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편의점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가장 기본이자 핵심적인 인프라는 갖추고 시작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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