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손서 쫓겨난 러, 자존심 상했나…우크라에 미사일 100발 쐈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2.11.1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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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등 주요 도시에 대규모 미사일 공습…
전국 700여만가구 정전, 이웃국 몰도바까지 피해

우크라이나 리브네의 에너지 인프라 시설이 러시아 군의 미사일 포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 AFP=뉴스1 우크라이나 리브네의 에너지 인프라 시설이 러시아 군의 미사일 포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 AFP=뉴스1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 대규모 미사일 공습을 재개, 전국적으로 정전이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날 전 세계에 러시아의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도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러시아군은 키이우를 비롯해 북동부 하르키우, 동부 수미, 서부 리비우와 리브네, 서북부 지토미르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 100기에 달하는 미사일 공습을 감행했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드니프로강 서안에 이어 동안 일부 지역에서 철수가 시작됐다는 발표가 나온 뒤 이뤄진 것으로 보복 성향이 짙다.

키릴로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차장은 성명에서 "러시아 테러리스트들이 에너지 기반시설에 또다시 계획적 공격을 가했다"며 "키이우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국적으로 최소 12개 지역이 공습을 받았고 15개 에너지 시설이 손상됐다"며 "이로 인해 700만여 가구가 정전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군의 미사일 포격을 받아 우크라이나 국영 전력 업체 우크레네르고의 고압 변전소 발전기 부품이 파괴됐다. ⓒ AFP=뉴스1 러시아 군의 미사일 포격을 받아 우크라이나 국영 전력 업체 우크레네르고의 고압 변전소 발전기 부품이 파괴됐다. ⓒ AFP=뉴스1
헤르만 할루센코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공습이 러시아의 침공 이후 에너지 시설에 가해진 최대 규모 폭격"이라고 말했다. 국영 전력기업 우크레네르고 측은 "특히 피해가 심한 북부와 중부 지역의 모든 전기 공급이 차단됐다"며 "키이우에서도 특별 비상 단전 조처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습으로 우크라이나의 이웃 국가 몰도바에서도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통신 장애도 발생했다. 인터넷 감시단체인 넷블록스는 "우크라이나가 심각한 인터넷 장애를 겪고 있다"며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전국 인터넷 연결이 이전에 비해 67%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이날 우크라이나 전역에 발사한 미사일이 약 100발이라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가 크림대교 폭발 사건에 대한 첫 보복으로서 지난달 10일 미사일 84발을 발사한 것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러시아로부터 수복한 헤르손에 방문해 장병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로이터=뉴스1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러시아로부터 수복한 헤르손에 방문해 장병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로이터=뉴스1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상 메시지에서 "러시아는 미사일 폭격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것을 복구할 것이다. 우리는 살아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11일 우크라이나의 계속된 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남부 헤르손에서 철수했다. 외신은 이에 대해 키이우 수성과 하르키우 탈환에 이은 우크라이나의 최대 전과라고 평가했으나, 러시아 크렘린궁은 "국방부의 자발적인 결정"이라며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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