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통계청의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석유제품 가격은 전년동월 대비 19.7% 올랐다. 지난 3월(31.2%)부터 7월(35.1%)까지 30%대를 유지해오던 가격 상승률이 8월에 크게 낮아진 것이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7%로 약 7개월 만에 하락 반전한 배경이다.
최근 국내 기름값이 반등한 것은 지난달 중순 이후 국제유가 급등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주 수입 유종 두바이유의 배럴당 거래가격은 지난달 16일 93.46달러에서 지난달 29일 101.86달러로 약 2주 사이 9%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분은 통상 2~3주 간격을 두고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된다.
문제는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압력들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최근 '소비자물가동향' 브리핑에서 "국제유가가 최근 들어 누그러들었지만 (산유국 협의체들의 석유) 감산 가능성,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개 양상에 따라 (유가 흐름을) 반전시킬 불안 요인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OPEC을 비롯한 산유국 협의체들은 석유 감산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서방국의 경제 제재에 대응, 천연가스 공급을 조이고 있는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지난 6월부터 유럽으로 연결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량을 40%까지 줄였다. 북반구의 겨울철을 앞두고 유럽 등 국가에 불어닥친 천연가스 공급망 훼손은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대란을 부추길 공산이 크다. 난방 관련 에너지원을 천연가스에서 원유로 대체하고자 하는 수요가 확대되면 국제유가가 더욱 치솟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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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책 연구기관 전문가는 "러시아가 자원 무기화 차원에서 천연가스 공급을 앞으로도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주요 선진국들이 겨울철 난방 연료로 석탄보다 주로 원유를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제유가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3096원, 경유를 3223원에 판매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전국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당 2132.38원, 경유는 2151.02원으로 집계됐다. 2022.6.27/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