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폭락하자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876.05포인트(2.79%) 내린 3만516.74, S&P500지수는 151.23포인트(3.88%) 내린 3749.63에 각각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530.80포인트(4.68%) 내린 1만809.23을 기록했다. /ⓒ AFP=뉴스1
"손실이 얼마나 클 지 무서워 몇 달 째 계좌를 열어보지 못하고 있다." (수수방관형)
"자금이 생기는 대로 매수해 평균 단가를 낮추고 있다." (물타기형)
문제는 최악의 인플레이션(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긴축에 나서면서 증시 바닥이 멀었다는 경고가 잇따르는 것이다. 어떤 성향의 투자자라도 손해가 막심한데 더 참고 기다려야 할지, 지금이라도 주식을 처분해 손실을 줄여야 할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월가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증시가 하락 국면에 접어 들었을 때 공포를 이겨내는 전략을 짚어봤다.
자산운용사 디멘셔널펀드어드바이저스의 사비나 리조바 연구팀장은 "주식 매매 타이밍을 정확히 짚어내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최적의 시기를 찾겠다며 시장을 들락날락했다간 때를 놓치기 십상"이라며 시장에 남아 있을 것을 권했다. 전설적인 투자자로 불리는 UBS의 아트 캐신 디렉터도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가 저점을 뚫고 수직 낙하할 수도 있지만, 세상의 종말에는 절대로 베팅하지 말라"고 말했다. 비관론이 힘을 받을수록 낙관론을 거둬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포트폴리오 다시 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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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운영사 앨리슨 웰스 매니지먼트의 다이브 앨리슨 대표는 "많은 투자자들이 테슬라 등 인기 종목을 사들이는 데 집착하고 이익이 나지 않으면 자책한다"며 "강세장에서 약세장으로 확실히 전환한 이 시점엔 성장주보다는 변동성이 적고 수년간 덜 오른 가치주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CNN 칼럼니스트이자 유명 투자자인 제프 소머는 최근 자신이 인덱스 펀드를 통해 주식과 채권 비중을 늘렸다고 귀띔했다. 그는 "단기간 시장 수익률을 앞서겠다는 욕심을 버리면 쉬워진다"며 "단기적인 결과는 고통스럽지만 장기 투자 성적은 꽤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절반만 사고 팔아라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해 '블랙 먼데이'로 기록된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주식 트레이더가 다급히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자산운용사 시에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공동 설립자인 데이비드 라이트는 "주식을 절반 처분했는데 시장이 회복했다면, 전량을 팔아치우지 않은 당신은 천재 투자자가 될 것"이라며 "반대로 증시가 계속 하락한다면 손실을 절반으로 줄인 당신은 역시나 성공한 투자자"라고 말했다.
현금 비중을 늘려라
증시가 언제까지 하락할 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현금 비중을 늘리는 보수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로이터=뉴스1
일반 투자자들의 경우 주식을 서둘러 처분하기보다는 약세장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반등(베어마켓 랠리)을 이용해 현금을 확보하는 전략을 펴는 것이 바람직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마이클 하트넷 수석 주식 전략가는 "랠리가 발생하면 저점 매수하기보다는 우선 매도해 현금 비중을 늘리는 방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오랜 저금리 환경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모든 자산을 주식에 넣었다면, 금리 인상을 앞둔 시점에 자금 일부를 머니마켓펀드(MMF) 등 고수익 저축형 상품으로 분산하는 것도 좋은 투자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