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인테크를 공동 창업한 한국전기연구원 이치원 박사(왼쪽) 및 김명준 박사/사진=전기연
이치원(33) 메디인테크 대표는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와의 인터뷰에서 "소화기 계통 암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의술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의료장비는 100%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연구원에서 이뤄낸 연구성과를 상용화하기까지는 굉장히 어려운 길을 가야했다"면서 "외부 민간기업에 기술 이전하기 보단 이 기술로 직접 창업하는 게 상용화하는데 더 낫겠다는 판단에 직접 뛰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내시경에는 신체에 들어가는 '스코프(Scope)'가 있다. 이것이 굵고 딱딱하면 경성, 유연하게 휘면 연성이 된다. 연성 내시경은 환자의 통증을 크게 줄여주지만 경성 내시경에 비해 화질이 좋지 못해 진단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최근 렌즈 등 모니터링 기술의 발달로 이런 단점이 극복되고 있고, 특히 소화기 계통 분야에서의 병변 진단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국내 병원에서 이러한 소화기관용 연성 내시경을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 90%가 일본 제품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메디인테크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스마트 연성 내시경'은 전동식 조작 방식을 도입해 사용자인 편의성을 크게 높인 게 장점이다. 이 대표는 "기존 기술은 환자 몸속에서 병변을 탐지하는 스코프의 상하좌우 움직임을 일일이 수동으로 조작해야 해 의사의 피로도가 높고, 직관성이 매우 떨어졌다"면서 "하지만 이번 신형 기술은 마치 게임의 조이스틱을 이용하듯 상용 제품 대비 절반 무게의 핸들을 들고, 절반 수준의 손가락 힘으로 스코프를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존에는 모니터를 통해서 보이는 영상으로만 검진과 치료를 하다 보니 의료진에 따라 맹점이 발생하거나 병변 진단이 누락되는 등 오진이 발생했다. 메디인테크는 병변을 자동 탐지해 오진률을 기존 30%에서 5% 이하로 낮출 수 있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내시경에 탑재했다. 이 대표는 "연성 내시경 장비의 국산화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까지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기연구원 기술창업 기업인 (주)메디인테크가 개발한 '스마트 연성 내시경'/사진=전기연
그는 "전기연구원에 다른 박사님들의 도움을 얻어 기술장벽을 보다 쉽게 넘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전기연구원과의 후속 R&D과제를 통해 제품을 더욱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15일엔 사무실을 서울 종로구로 이전한다"며 "서울에 위치한 대학병원들과 함께 인허가 관련 연구에 힘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시장 조사업체인 그랜드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전 세계 소화기 계통 연성 내시경 시장 규모를 약 5조원대로 추산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