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수익 '뚝'…강남 집부자, 자산이동 시작됐다 [부릿지]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신선용 디자이너, 김진석 PD, 김윤희 PD 2021.02.1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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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릿지TALK]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이종훈 세무사 인터뷰



지난해 7·10 대책으로 움츠러들었던 아파트 증여 건수가 늘고 있다. 특히 집값이 비싼 강남3구를 중심으로 증여에 나서는 다주택자가 늘었다. 다주택자가 세 부담을 피해 6월 전까지 매물을 내놓을 것이란 정부의 기대와는 다른 양상이다.

다주택자가 최근 증여에 나선 이유는 뭘까? 세부담을 피해 주택을 증여, 또는 처분한 강남 집부자들은 자산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하고 있을까?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에서 강남 집부자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봤다.







주택 수익 '뚝'…강남 집부자, 자산이동 시작됐다 [부릿지]


▶조한송 기자

최근 자산가들이 눈여겨 보는 자산군이 있을까요?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제가 느끼기에는 요즘 주식 쪽으로 비중을 더 늘린 것 같아요. 또 얼마 전에 어떤 분이 강남에 건물을 사고 싶다며 상담 오셨어요. 그런데 이분은 강남은 아니나 역세권의 좋은 자리에 위치한 건물을 갖고 있었어요. 그래서 새로 강남에 50평, 60평짜리 건물을 사는 것보다 보유한 기존 건물의 옆 땅을 사서 개발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고 봤어요. 기존 보유 건물도 충분히 자산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그분께 그렇게 조언을 드렸고, 지금 그것을 진행 중이에요.



▶이종훈 세무사

이러한 개발 사업을 세금 면에서 설명해 드릴게요. 일반 매입으로 임대를 놓는 것은 이제 세금 면에서 혜택을 보기 어려워요. 하지만 집을 지어서 임대하는 건설 임대는 여전히 세제 지원이 남아 있거든요. 요즘 정부에서도 계속 공급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지원과 규제가 약간 허용되는 측면이 있어요. 건설 임대나 신축 판매 이런 분야에서요. 도심에도 아직도 노후화된 빌딩이나 주택가들이 있는데 땅을 매입해서 건설 임대를 하거나 아니면 분양을 해서 파는 그런 쪽으로 활용하면 세금 면에서 규제를 피할 수 있어요.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서울 생활권이 확장됐잖아요. 경기도에서 예를 들어서 성남이나 광명 등이요. 또 수도권도 땅값이 계속 상승하고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쪽에 눈을 돌려서 부지를 확보하는 것도 굉장히 좋은 방법이라고 봐요. 그런데 이러한 사업을 하려면 자금 조달이나 건축 관련 지식이 필요하겠죠. 자산가들은 이미 그런 것들을 경험해 봤고, 점점 그 범위를 확장해나가고 있어요.

주택 수익 '뚝'…강남 집부자, 자산이동 시작됐다 [부릿지]
▶조한송 기자



자산가들 사이에서 수익형 부동산 개발이 원래도 많았던 건가요? 아니면 최근 시장 상황을 반영해서 더 늘어난 건가요?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최근에 정부가 역세권의 용적률을 높여서 개발하겠다고 하면서 토지 매입은 사실상 전쟁터에요. 토지매입을 위한 노력이 정말 눈물겨울 정도거든요. 사실상 서울에서 신축 부지를 찾는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요. 지금 수도권까지 범위가 확장돼서 개인이 움직여서 토지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아요.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경험이 있고 정보가 많은 분은 빨리 획득할 수 있겠죠. 일부는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하기가 부담되서 토지 보상을 앞둔 경·공매라던가 이런 쪽으로 하고 있어요. 토지 중에서도 보상이 예정돼 있는 것들 추천하죠.



▶조한송 기자

최근 자산가들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는 거는 주택에 투자했을 수익률을 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건가요?

▶이종훈 세무사



내가 살 집은 제외하고 투자라고 생각한다면 그동안 주택의 수익이 짭짤했는데 각종 세금 때문에 수익률 하락하니 눈을 돌린다고 볼 수 있는 현상인 거죠. 주택을 투자 상품으로 많이들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보면 주택의 투자 가치나 상품성이 옛날보다는 조금 없어졌다고 보면 되는 거죠. 유동성 때문에 집값은 꾸준히 오르겠으나 투자상품으로서의 매력도 이런 건 떨어진 거죠.

▶조한송 기자

주택을 쉽게 사거나 팔기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으니깐요.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2016년 이후로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자산가들은 매물을 많이 정리했어요. 분산 투자를 하거나 자녀한테도 자산을 많이 내려줬고요. 자산가들은 부동산만 갖고 있는 게 아니에요. 금, 주식 투자는 기본적으로 하고 달러 투자도 하고요. 이분들은 일반분들보다도 앞서서 자산을 배분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주택 수익 '뚝'…강남 집부자, 자산이동 시작됐다 [부릿지]


2026~2027년 집값 안정화 예측하는 이유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보통 3기신도시 구역이 지정되면 사전 청약을 하잖아요. 통상 구역지정 되고 4~5년 안에 첫 입주가 이뤄졌어요. 그래서 3기신도시 첫 입주가 2026~2027년 정도에 가능할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그때 임대사업자 매물들이 자동말소 기간에 해당해요. 그때는 임대사업자가 집을 매도해야 해요. 차익을 실현하는 구간이에요. 2026~2027년 임대사업자 매물과 3기 신도시 입주 물량이 나온다고 가정을 했을 때 가격이 안정화 될 수밖에 없다고 봐요. 하지만 서울 도심은 여전히 인기가 많을 테니 적어도 2024~2025년 정도에는 도심으로 진입해야 하지 않을까요. 주택 공급이 많아지며 서울 도심도 전세라든가 모든 것이 안정화 돼요.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이 있어요. 지금 20~30대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해서 주택을 매입하잖아요. 미래 소비자들이 주택을 지금 매입하는 거예요. 다음에 추가로 매수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싶은 거죠. 그나마 서울 도심은 대기 수요가 계속 있으니 괜찮겠죠. 3기 신도시 위치가 굉장히 좋잖아요? 그 외 수도권 지역에서는 가격이 올라간 주택을 누가 받아 줄 것이냐는 고민을 해봐야죠.

▶조한송 기자
도심으로 들어와야 수요층도 견고하고 안정적이다는 얘기네요.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정책도 계속 바뀌고 3기 신도시도 중간에 문제가 생겨서 사업이 연기될 수도 있으니 미래는 알 수 없어요. 하지만 인구 문제와 임대 주택과 3기 신도시 정책을 복합적으로 봤을 때, 내가 주택 보유자라면 2026~2027년 정도에는 서울 도심 쪽으로 들어와야 하는 타이밍인 것 같아요.

주택 수익 '뚝'…강남 집부자, 자산이동 시작됐다 [부릿지]
▶조한송 기자
아직 소유 중인 주택이 없거나 매매를 예정인 분들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아요. 일단 주택 구매 자금이 적다면 일단 청약 계약금이라도 마련을 해야겠죠. 만약 3기 신도시 청약을 기다리고 있다면요. 그리고 청약 일정을 챙기면서 자기가 자격이 되는지를 잘 챙겨야죠. 신혼부부 같은 경우에는 혼인신고하고 자격을 유지하면서 3기 신도시를 목표로 가는 방법이 있고요. 그냥 실거주를 위한 주택을 매입하는 방법도 있는데요. 지금 사실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늘어났다고 하는데요. 워낙 집값이 많이 오른 상태라서 갭투자를 했을 때 그 아파트가 얼마나 더 오를 수 있느냐는 조금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해요.

▶조한송 기자
예전처럼 가파른 상승세를 하긴 어렵다는 점에서 지역을 잘 선별해야 한다.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그러니까 목표가 분명해야죠. 3기 신도시 청약이 목표라면 이에 맞춰서 모든 여건을 만들어야죠. 이거 할까 저거 할까 우왕좌왕하면 아무것도 안 되거든요.



지금 경기권에서 분양권 전매가 풀린 단지가 있어요. 그런 아파트가 사실 수익이 가장 높을 수 있어요. 자금이 2억원 중반대인 분들은 그런 쪽으로 투자해서 수익을 보고 움직이는 게 가장 좋지 싶어요. 서울에 기축 주택을 전세 끼고 매수를 했을 때 경기도 분양권보다 수익이 높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 한번 비교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경기권에 신축 프리미엄이 있고 단지 규모도 큰 곳이 많거든요? 그래서 그런 쪽으로 접근하시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거고요.

그리고 전세 끼고 사 놓으면 전세금을 돌려줘야 내가 입주할 수 있는 거잖아요? 이제 집을 매수할 때 추후 양도세를 감면받으려면 실거주를 반드시 해야해서 이 계획도 반드시 세워야 해요.

세입자를 위한 집으로 사면 내가 들어갈 길이 요원하잖아요. 물론 퇴거 자금이라고 해서 대출이 나오긴 하나 원하는 만큼 다 안 나올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자금 운용 부분도 고민을 해보셔야 해요. 무주택자분들은 경기도 분양권이라든가 실제로 거래할 수 있는 것들을 매입하면 자산을 만드는데 충분히 도움이 돼요.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시장은 항상 움직이기 때문에 기회를 찾는 사람이 돈을 벌어요. 시장이 안정화 돼 있건 그렇지 않든 간에 기회가 항상 오거든요. 저도 이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좋은 매물이 나왔을 때 못 잡으면 상심하는데 조금 지나면 매물이 또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쉽게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봐요. 내가 주식이 맞으면 주식을 하는 거고요, 부동산이 맞으면 부동산을 하고 본인의 스타일에 맞는 재테크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조한송 기자
강남집부자들의 다변화하는 포트폴리오 사례들 소개해주셨고요.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연 조한송 기자,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이종훈 세무사
촬영 김진석 PD, 김윤희 PD
편집 김진석 PD
디자이너 신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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