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주사로 ‘항암 光치료’ 여러 번 한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12.1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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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표적성 단일 성분 초분자 펩타이드 광치료제 개발

KIST 연구진이 개발한 암 표적성 초분자 펩타이드 광치료제를 동물실험에 적용한 상황을 그린 모식도. 단 한 번의 초분자 펩타이드 광치료제 주사와 반복적인 광치료를 통하여 암을 완벽치료했다/사진=KISTKIST 연구진이 개발한 암 표적성 초분자 펩타이드 광치료제를 동물실험에 적용한 상황을 그린 모식도. 단 한 번의 초분자 펩타이드 광치료제 주사와 반복적인 광치료를 통하여 암을 완벽치료했다/사진=KIST


암 세포 주변에 단 한 번 주사하는 것만으로 독성 없이 장기간 반복적인 광 치료를 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세훈 테라그노시스연구센터장, 서울대 이윤식 교수, 고려대 안동준 교수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단 한 번의 주사와 반복적 광 치료로 부작용 없이 암을 제거할 수 있는 ‘암 표적성 광치료제’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빛을 이용한 암 치료 기술인 광치료는 레이저에 반응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광민감제를 주사로 주입해 암 조직에만 축적시킨 뒤 빛을 쏘아 선택적으로 암세포만 파괴하는 것이다. 방사선 치료, 일반 화학 요법보다 부작용이 적다.



하지만 광민감제는 1회 사용만 가능해 반복 치료하기 위해선 시술할 때마다 광민감제를 투여해야 한다.

또 치료 후 남아있는 광민감제가 피부나 눈에 축적돼 빛에 의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치료 후 환자에게 일정 기간 햇빛이나 실내조명 등으로부터 격리해야 한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 조직만 선택적으로 노리며 특정한 질서를 갖고 뭉쳐 스스로 조립되는 펩타이드를 활용했다.

펩타이드는 체내에서 생성되는 아미노산 중합체로 단백질보다 작은 단위이며, 아미노산의 서열에 따라 여러 가지 물리적·화학적 특성이 결정된다.

연구팀은 암 조직을 선택적으로 투과·표적화할 수 있는 특성이 있는 ‘고리형 펩타이드’를 골격으로 하고 광민감제와 빛에 대한 활성을 조절하는 소광제(빛의 지속 시간을 짧게 하기 위해 발광 물질에 첨가하는 성분)를 적절히 배합해 암 조직 내에서만 광치료 효능이 활성화되는 펩타이드 기반 광민감제를 개발했다.


이를 생체에 주사하면 체온에 의해 활성화돼 연구팀이 설계한 초분자 배열로 뭉쳐 암세포 주변에 저장된다. 그리고 암세포를 표적으로 장기간 천천히 방출돼 암세포 내에 자리를 잡는다. 이후 광치료를 시술하면 정상 세포는 파괴하지 않고 암세포만 파괴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한 광치료제를 종양을 이식한 생쥐 모델에 적용해본 결과, 암 조직 주변에 단 한 번 주사로 종양 주변에 저장된 광민감제가 2~4주 장기간 지속 방출돼 종양을 선택적으로 표적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또 반복적 광 노출에도 암 주변 조직 및 주요 장기가 파괴되는 독성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반복적인 시술을 통해 암 조직이 완벽히 제거됨을 확인했다.

김 센터장은 “이번 광치료제는 단일 성분으로 제형이 단순해 광의학 치료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기술 분야 국제학술지인 ‘ACS 나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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