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치료 동시에 하는 ‘먹는 항암제’ 개발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12.1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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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유발 인자 PLK1을 타겟으로 하는 단백질 구조 기반 약물 설계로 부작용 최소

단백질 3차원 구조를 기반으로 설계된 항암제 및 마우스를 이용한 항암효과/자료=한국기초과학지원연단백질 3차원 구조를 기반으로 설계된 항암제 및 마우스를 이용한 항암효과/자료=한국기초과학지원연


암 진단·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새로운 항암제가 개발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바이오융합연구부 방정규 박사 연구팀이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암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표적항암제를 미국 국립암연구소 등과의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기존 항암제들은 약물 결합 부위가 매우 다양해 암세포만을 표적으로 삼을 수 없었다. 이 때문에 화학적 항암치료를 하면 건강한 세포까지 파괴되는 부작용이 컸다.



이번에 개발된 항암제는 종양을 형성하는데 밀접한 관련이 있는 폴로유사인산화효소(PLK1)를 구성하는 ‘폴로박스도메인’(Polo-Box Domain)을 표적으로 한다. 이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이를 이용해 암을 초기에 진단할 수 있는 진단제로서의 역할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지난 2009년 방사광가속기를 통해 암 유발에 관여하는 PLK1의 폴로박스도메인과 결합하는 펩타이드 기반 항암제를 개발한 바 있다. 하지만 펩타이드 기반 약물은 세포 투과성 문제로 인해 입으로 먹는 경구 투여 방식이 불가능하다.



이번에 개발한 항암제는 세포 투과가 가능한 경구용 저분자로 개발됐다. 따라서 주사제로 개발되는 일반적인 항암제와 달리 경구 투여가 가능해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한 항암제를 암에 걸린 실험동물에 투여한 결과 암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항암제를 형광 물질과 함께 주입한 결과 정확하게 암 부위만을 타깃으로 하는 것도 확인했다. 초기 암 진단이 가능함을 증명한 것이다.

이번 연구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도 참여했으며,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메디시널 케미스트리’(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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