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개 기업·기관 코로나19 백신 개발, 전임상 진입도 못해”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4.17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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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미지/김현정 디자이너코로나19 이미지/김현정 디자이너


“지금으로 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까지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

17일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라는 주제로 열린 과학기술단체 공동포럼에서 황응수 대한백신학회 회장은 “국내 10개 기관·기업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지만 외국과 달리 임상 이전(전임상) 단계에도 진입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R&D(연구·개발)가 시작 단계인 만큼 조기 개발은 어렵다는 얘기다.

이날 황 회장은 지난 13일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국립보건연구원, GC녹십자, 보령바이오파마, 스마젠·IVI, 지플러스생명과학, 제넥신,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세대, 카톨릭대 등 총 10개 기관·기업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황을 분석한 자료를 인용해 설명했다.



통상적 백신 개발은 동물실험인 전임상과 더불어 임상 1·2·3상을 모두 거쳐야 한다. 1상은 약물을 어느 정도 넣었을 때 안전한 지 보는 것, 2상은 안전한 용량 내에서 이 약이 효과가 있는지를 찾는 것, 3상은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가장 효과적 치료법을 확정 짓는 단계다.

황 회장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황을 보면 굉장히 다양한 플랫폼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타깃을 찾는 단계에 와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만약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상 변이가 발생, 백신 효력의 지속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황 회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라 쉽게 변이가 가능해 백신이 개발돼도 상용화 시점에 효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백신이 개발돼도 감염 확산을 막는데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인 감염 유행 또는 예측이 이뤄져야 하는데 자연적 돌연변이 등에 의한 변이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의 야생동물 기원의 유사 코로나바이러스 출현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끝으로 “백신 물질 자체에 대한 안전성 확보와 함께 면역반응 비특이 부작용이 없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며 “2~3년 후 이런 반응들이 더 심한 질환으로 발병하지 않을지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과학적 평가’를 주제로 발표한 박혜숙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과학적 설계와 평가 없이 진행되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며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고 실용화하는데 일정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이해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한국과학기술한림원·대한민국의학한림원 주최로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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