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사무총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정경훈 기자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4 키플랫폼'의 연사로 참여한 송원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사무총장은 인터뷰를 통해 "이슈가 발생한 때마다 각 현안 중심으로 미국 정관계를 설득하고 결과를 얻고자 한다면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송 총장은 "미국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투표 독려, 우리의 권익 옹호가 주요 업무"이라며 "기른 힘을 바탕으로 고국인 한국과 자국인 미국의 관계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두 번째 미션"이라고 했다.
'한·미 관계 증진'을 위한 활동도 중요하다. 송 총장은 "고국 한국과 자국 미국 사이가 좋지 않으면 잘 살아갈 수 없는 게 이민자의 숙명"이라며 "미국 내 한인이 더 정치에 참여하면 미국도 한국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더 많은 것을 함께 하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정계는 가장 보수적인 곳…다채널·장기간 투자해야"
(워싱턴 로이터=뉴스1) 권진영 기자 =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에 아침이 밝아오고 있다. 2023.12.15/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로이터=뉴스1) 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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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총장은 한미관계 증진을 위해 소통 채널 확대를 바탕으로 한 장기적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조 바이든, 도널드 트럼푸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래를 위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송 총장은 "과거와 달리 한국이 경제적으로 큰 나라가 됐다"며 "미국이 한국에 일방적으로 베풀어줄 수는 없다. 한국이 경제 대국 반열에 오르면서 미국과 이해를 두고 충돌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때는 미국도 자국의 이익을 우선에 둘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으로 한국과 미국이 다양한 주제로 협상을 할 일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제가 경험해 본 미국 정치권은 세상에서 가장 보수적인 곳 중 하나"라며 "이념적 진보·보수를 뜻하는 게 아니다. 미국 정치권 인사들과 생산적인 논의를 하려면 오랜 시간을 들여 신뢰 관계를 형성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의적절하게 올바른 정책을 제안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라고도 덧붙였다.
송 총장은 "한국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 등 정부 대 정부로 교류하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한국에 사는 비정부 인사, 특히 미국 내 한인들이 좋은 관계 형성 채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을 비롯한 외국 정관계와의 소통 채널 확대를 위해 한국 정부의 해외 동포 관련 정책도 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를테면 동포들이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동포들의 삶을 도와주는 취지로 시행해 온 정책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송 총장은 "미국 내 한인들은 '동포들은 한국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전통적 시선을 경계한다"며 "우리를 한국 핏줄을 가졌지만 미국인으로서 일상을 영위하는 개인으로 바라봐야 건강한 관계 정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한인 사회 美 정치에 관심 ↑…전략공천? 상상 못하는 제도"
송원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사무총장(왼쪽)과 대니 메자 레이븐 그룹 파트너가 25일 영등포구 콘래드서울에서 진행된 '2024 키플랫폼' 특별세션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2024 미국의 선택'에 대해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그는 "대도시 범죄율 감소 대책·이민·낙태 3가지가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 표심을 결정할 주요 이슈"라며 "한인 유권자도 중요하게 보는 주제"라고 말했다.
한인은 대선급 선거에서는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 전체 이민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서다. 송 총장은 "이민 인구 중 약 6%를 차지하는 아시아계 이민자로 확대하면 이들의 중요성은 점점 커진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리카-아시안'계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내세운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송 총장은 미국과 한국 정치의 차이점에 대해 "한국 공천 과정을 보면 후보를 정하는 데 당 지도부의 힘이 매우 강하게 작용한다"며 "'전략 공천'으로 당이 지역구 후보를 정하고, 지역을 잘 모르는 후보가 출마하는 것은 미국에서 상상할 수 없는 제도"라고 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정치 지망생이 한 지역 유권자들에게 인정받아야 출마할 수 있다. 출마 전부터 스스로 자연스럽게 지역이나 중앙 정치에 대한 경쟁력을 길러야 하는 환경"이라며 "이런 후보들이 경선을 통해 당락을 겨룬다. 출마자가 몇 명이든 중앙당이 막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