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코로나 적용 가능한 '메르스 백신 플랫폼' 개발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4.14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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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가톨릭대 공동연구, 동물 실험서 효과

만능 백신 플랫폼 원리 -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항원) 단백질, RNA 면역증강제, 아연 착화합물 기반의 RNA 안정화제로 이루어진 백신 플랫폼은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 생성 효율을 높여 면역을 형성한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제공만능 백신 플랫폼 원리 -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항원) 단백질, RNA 면역증강제, 아연 착화합물 기반의 RNA 안정화제로 이루어진 백신 플랫폼은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 생성 효율을 높여 면역을 형성한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백신 후보 물질을 개발, 원숭이(영장류) 실험에서 효능을 확인했다. 메르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같은 계열인 코로나바이러스인 만큼, 해당 기술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의약연구단 금교창 단장과 방은경 박사 연구팀은 가톨릭대 남재환 교수 연구진과 함께 RNA(리보핵산)를 활용한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 백신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백신 플랫폼은 RNA를 면역증강제로 활용했다. 이 RNA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는 화합물 및 코로나 바이러스가 숙주에 침투하는 스파이크 단백질로 구성됐다.

최근 우수한 안전성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단백질 기반 백신이 개발되고 있지만 단백질 기반 백신은 항체 생산 세포에 대한 면역유도가 약하다. 이 때문에 균형 잡힌 면역 반응을 하려면 반드시 안정성 높은 면역증강제를 사용해야 한다.



연구진은 가톨릭대학교 연구팀에서 면역증강제로 개발한 귀뚜라미 마비증세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의 RNA와 KIST 연구진이 개발한 아연 금속을 활용한 RNA 안정제를 혼합한 후, 코로나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을 결합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 백신을 쥐에 주사하자 메르스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항체가 생성됐다. 1회 접종만으로도 치사량의 바이러스 공격에도 100% 방어되는 것이 확인됐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또 원숭이에게 백신 후보 물질을 투여했을 때도 바이러스와 독소의 활성을 저해하는 중화항체를 유도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을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렇게 RNA 면역증강제와 안정제를 함께 면역하면 기존에 활용되고 있는 단백질 기반 백신이나 불활화 백신 등 대부분의 백신 타입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넓은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공동연구진은 국제백신연구소 송만기 박사팀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을 제공받았고, 전북대학교 이상명 교수팀에서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는 항체량(중화항체가) 측정 및 바이러스 공격 실험을 진행했다. 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 홍정주 박사팀에서 영장류 면역을 조사했다.


금 단장은 “메르스 바이러스에서 효과를 보인 이 백신 후보물질 관련 기술은 같은 계열 바이러스인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백신은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단백질 백신에 RNA를 면역증강제로 첨가한 것”이라며 “더 안전한 백신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가톨릭대 연구팀은 동일한 백신 플랫폼을 활용해 코로나 19 치료용 백신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예방용 백신을 개발 중이며, 공동 연구팀과 함께 SK바이오사이언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코로나 19 예방용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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