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장벽 집착'…8조원 국방부 예산 갖다쓴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1.1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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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8조원이 넘는 국방부 예산을 관세 장벽 건설에 전용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한 미 정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부 예산에서 추가로 72억달러(약 8조3000억원)를 장벽 건설에 전용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당초 의회가 해당 사업에 배정한 올해 예산의 5배가량 큰 규모다.

이로 인해 국방부의 군사 건설 사업과 마약 퇴치 기금 관련 예산 일부는 2년 연속 장벽 건설에 쓰이게 됐다. 전용 폭은 지난해보다 더욱 늘어났다. 올해 트럼프 행정부는 마약퇴치예산에서 35억달러, 군사 건설 예산에서 37억달러를 전용할 계획인데, 이는 지난해 전용한 각각 25억달러, 36억달러보다 늘어난 것이다.



이번 전용 예산까지 포함하면 트럼프의 장벽 건설에 배정된 연방 정부 예산은 총 184억달러(약 21조3000억원)에 달한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 사이 장벽 건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때부터 밀어붙인 정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에서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을 막겠다며 약 3145km에 이르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고 선언했다. 2017년 1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안보와 출입국 통제 개선'이라는 제목의 행정명령 13767호를 승인했다. 이는 멕시코와 미국 사이 국경 3145km 중 1390km의 새로운 장벽과 1871km의 대체 장벽을 세우는 내용이다.



그러나 행정명령이 승인된 지 3년째를 맞는 지금에도 장벽 건설은 아직 지지부진하다. 막대한 비용과 토지 소유주 및 장벽 건설에 반대하는 지자체와의 소송 등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 재임 동안 건설한 신규 장벽의 길이는 101마일(162km)로, 올해 말까지 완공을 계획한 450마일(724km)에 비하면 턱없이 짧다.

지난해 초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 건설을 밀어붙이며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35일간의 셧다운(미국 연방정부 임시 폐쇄)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총 80억달러(약 9조원)을 국경장벽 건설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미 하원이 통과한 예산안에 반영된 국경장벽 예산(13억7500만달러)이 자신이 요구한 57억달러에 미치지 못하자 나온 조치다. 이에 반발해 캘리포니아 등을 포함한 16개 주는 의회 동의 없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위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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