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가 독점한 '애플워치' OLED…日도 공급한다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19.11.1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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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I 이달 스마트 워치용 OLED 패널 첫 양산…1조 적자 등 지속성 의문

LGD가 독점한 '애플워치' OLED…日도 공급한다


LG디스플레이 (10,680원 ▲40 +0.38%)가 장악한 스마트 워치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시장에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가 뒤늦게 출사표를 내밀었다. 일본 업체가 스마트 워치용 OLED 패널을 양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첫 번째 고객사는 애플이다.

애플의 부품 공급선 다변화 전략에 올라탄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는 기사회생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등에 업고 중국을 따돌리는 동시에 한국을 추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최대 액정패널 업체인 JDI는 다음 주부터 애플에 '애플워치5' 화면에 쓰이는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한다.

JDI는 일본 경제산업성의 주도로 소니, 도시바, 히타치제작소의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사업을 통합해 2012년 출범했다. 이후 첫 OLED 패널 양산인 만큼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는 '히노마루(일장기) 액정 연합의 부활 신호탄' 등으로 평가하며 잔뜩 기대한 분위기다.



애플워치에 쓰이는 OLED 패널은 그동안 LG디스플레이가 사실상 독점 공급해왔다. 이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1위를 수년째 수성한 것은 애플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최근 공개한 자료를 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스마트 워치용 OLED 패널 시장 점유율 36.2%(매출 기준)로 선두가 확실시된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업체들이 집중하는 리지드 OLED(보급형)가 아닌 P-OLED(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를 주로 생산해 프리미엄화에 성공했다.

애플은 LG디스플레이의 독점적 지위를 흔들고 향후 가격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차원에서 JDI를 추가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판매 마진을 최대한 남기기 위해 부품 공급선을 수시로 바꾸는 것은 애플의 주특기다.


애플은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1위(2분기 점유율 약 50%, 600만대 판매 추정)를 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JDI의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보는 시각은 드물다.

JDI는 올 상반기(4~9월) 1086억엔(약 1조16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원하는 공급물량을 맞추기란 쉽지 않은 데다 초기 투자 비용 회수 등을 감안하면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JDI는 연내 스마트폰용 지문인식 센서(정전용량식)를 양산해 스마트 워치용 OLED 패널과 동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이 기술은 삼성전자 (79,200원 ▼500 -0.63%) '갤럭시S10'에 탑재된 초음파 기반보다 다소 뒤떨어진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JDI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워치용 OLED 시장은 이제 막 시작점을 지났다"며 "JDI는 애플 수주 실적을 앞세워 틈새 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높지만 근본적인 경쟁력을 상실해 자립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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