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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日심장부 점령한 '올레드·갤럭시'…'기술로 승부' 통했다

머니투데이 도쿄(일본)=이정혁 기자 2019.09.1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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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도 못막은 韓기술]①[르포]도쿄 아키하바라 요도바시 카메라·갤럭시 하라주쿠 가보니

편집자주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 이후 '극일(克日)'은 산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상대적으로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부품·소재·장비의 국산화에 속도가 붙고 있는 한편 일찌감치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우리 기업들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압도적인 가전·IT 기술력을 앞세워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삼성·LG 사례를 통해 일본 공략의 해법을 모색해봤다.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에 있는 요도바시 카메라 아키바점에서 고객들이 LG전자 올레드 TV를 상담받고 있다/사진=이정혁 기자일본 도쿄 아키하바라에 있는 요도바시 카메라 아키바점에서 고객들이 LG전자 올레드 TV를 상담받고 있다/사진=이정혁 기자




지난 5일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역 동쪽 출구에 위치한 요도바시 카메라(일본 최대 전자제품 체인). 4층 TV 매장에 올라서자 '모든 유기EL(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일본식 표현) 테레비는 LG에서 시작한다'(全ての有機ELテレビは, LGからはじまる)라는 큼지막한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전국 21개 요도바시 카메라 중 가장 큰 점포인 아키바점은 마치 'LG베스트샵'을 연상케 할 정도로 LG전자 (71,200원 -0) '올레드(OLED) TV'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임대료가 가장 비싸다는 매장 한복판도 LG전자가 올 6월 일본에 출시한 초프리미엄 브랜드인 77형짜리 '시그니처 올레드 TV W'(97만480엔·약 1082만원)가 차지했다.

10여명의 TV 전담 매니저들은 LG전자를 필두로 소니와 파나소닉, 도시바 등의 OLED TV를 살펴보는 고객 곁에 바짝 붙어 상담하느라 쉴틈이 없어 보였다. 일본은 물론 전 세계에서 팔리는 OLED TV 패널은 전량 LG디스플레이 (15,800원 400 -2.5%)가 공급한다.



LG전자와 소니의 55형짜리 OLED TV를 놓고 저울질 중이라는 콘도 나오토씨는 "일한 관계에 대해선 잘 모른다"면서 "유기EL 테레비보다 좋은 제품은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외산가전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일본에서 LG전자 (71,200원 -0)가 선전하고 있는 이유를 그의 대답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 도쿄 하라주쿠에 위치한 요도바시 카메라 아키바점에서 고객이 LG전자 올레드 TV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이정혁 기자일본 도쿄 하라주쿠에 위치한 요도바시 카메라 아키바점에서 고객이 LG전자 올레드 TV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이정혁 기자
일본 프리미엄 TV시장은 그야말로 OLED 천하다. 지난해 팔린 25만엔(약 280만원) 이상 TV의 10대 중 8대는 OLED라는 게 요도바시 카메라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7월초 일본의 1차 경제보복 직후 소니와 파나소닉이 LG디스플레이에 전화해 이미 계약한 OLED TV 패널 물량에 대한 공급 여부를 재차 확인한 것도 이 같은 현지 상황에서 비롯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2020년 도쿄 올림픽'이라는 대목을 앞두고 일본 TV 제조사들에 있어 OLED는 사실상 유일한 흥행 카드인 셈이다.

소니 직원인 진구지 마리코씨는 "오늘 오전에도 65형을 직접 들고 간 고객이 있을 정도로 OLED TV의 인기가 좋다"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OLED TV를 찾는 비중이 3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51,900원 400 +0.8%)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의 흥행 가능성도 어렵지 않게 예측해볼 수 있었다. 아키하바라와 대중교통으로 20분 거리에 있는 '갤럭시 하라주쿠'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진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전초기지다.

인근 시부야나 신주쿠에 있는 애플 스토어처럼 단순하게 전시된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닌 갤럭시의 최신 기능을 고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날은 평일 오후였지만 수십여 명의 방문객들이 아이폰에 없는 카메라 기능인 '슈퍼 슬로우 모션' 체험존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섰다. 현지에서 확연히 달라진 갤럭시의 위상을 짐작케하는 장면이었다.

자신을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아리무라 사츠키씨는 "휴대전화 카메라 기능을 VR(가상현실)로 경험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아이폰보다 좋은 휴대전화 같다"고 평가했다.


이런 반응 덕분에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6년 만에 가장 높은 점유율인 9.8%(60만대 출하)를 찍었다. 현지 직원인 스즈키 마사유키 씨는 "갤럭시 반응이 확실히 좋다"며 "방문객이 가장 많을 때는 하루에 5000명 이상 찾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 하라주쿠에 위치한 갤럭시 하라주쿠에서 고객들이 갤럭시노트의 S펜 기능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사진=이정혁 기자일본 도쿄 하라주쿠에 위치한 갤럭시 하라주쿠에서 고객들이 갤럭시노트의 S펜 기능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사진=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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