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된 A씨는 집에 간병인을 두고 생업이던 반찬가게 일을 이어갔다. 택시 운전을 하는 남편은 근무 때 틈이 생기면 어머니를 들여다봐 주곤 했다. A씨는 전보다 훨씬 편한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었다.
치매 지원금까지 노린 남편, 이혼 소송 하게 된다면얼마 지나지 않아 A씨는 남편의 배려가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 반찬가게 손님이 B씨가 장모를 데리고 은행에서 무언가를 작성하는 모습을 봤다고 귀띔해주면서다.
A씨는 그간 아픈 친정어머니를 학대하고 돈을 빼돌린 남편에 대해 분노하며 이혼을 요구했다. B씨는 이혼은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돈을 빼돌리려던 것이 아니고 장모가 조금이라도 정신이 멀쩡할 때 현금을 정리해두고자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폭언과 폭행은 장모가 위험한 물건을 만지려 할 때 저지하려다 그런 것이라고 했다.
A씨는 어떤 방법으로 B씨와 갈라설 수 있을까.
이 시각 인기 뉴스
협의 이혼이 불가능한 경우 소송을 통한 재판 이혼이 가능하다. A씨 경우에는 민법 제840조 제4호 '자신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에 해당한다.
다만 재판 이혼은 모든 사실이 증거로 뒷받침돼야 한다. 장윤정 법무법인 차원 변호사는 "가정 내 설치된 CCTV(폐쇄회로TV) 영상이나 녹음, 주변 지인 증언이 담긴 진술서 등을 법정에 제출해 직계존속에 대한 배우자의 폭언과 폭행이 있었음을 증명해야만 한다"며 "해당 증거들을 미리 확보한 뒤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내 재산, 유책 배우자에게 나눠줘야 할까A씨는 이혼을 할 거면 재산분할을 확실히 해달라는 B씨의 말에 경악했다. 잘못을 저지른 배우자에게도 재산분할을 해줘야 할까.
우리 법상 재산분할은 혼인 생활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에 대한 청산적 의미를 갖는다. 재산분할 때는 공동 재산에 대한 각자의 기여도가 중요하고 이혼 시 유책인지 여부는 고려되지 않는다.
따라서 재산분할은 이혼의 원인에는 영향을 받지 않으며 유책 배우자라 하더라도 가능하다.
법무법인 차원 장윤정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