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부고발 문건 보니…"백악관이 은폐 지시"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9.27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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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자 "백악관, 대통령 통화 녹취록 제거 지시"…NYT "내부고발자는 CIA 분석 요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을 위해 유력 대권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우크라이나 정부에 요구했다는 내부고발 문건이 26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이 문건에서 내부고발자는 여러 백악관 고위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 기록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는 이날 내부고발자가 정보기관 감찰관에게 제출한 9쪽자리 문건 내용을 공개했다.

내부고발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뉴욕타임스(NYT)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 내부고발자가 백악관으로 파견됐다가 복귀한 CIA(중앙정보국)의 분석 요원이라고 보도했다. 이 내부고발자는 조만간 비공개로 의회에서 증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고발자는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미 대선과 관련, 외국의 도움을 받기 위해 자신의 권위를 이용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 정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경쟁자 가운데 한명인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하도록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다는 것을 포함한다고 내부고발자는 설명했다.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이며 윌리엄 바 법무장관 역시 연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 내부고발자는 밝혔다.


내부고발자는 자신이 이 사건의 직접적인 증인은 아니지만, 지난 4개월간 6명이 넘는 미국 관리들이 내부고발자에게 관련 사실을 전해들었고 이들의 발언에서 일관성 있는 사실을 도출해냈다고 주장했다.

두 정상의 통화 내용을 아는 여러 백악관 관계자들은 내부고발자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 이해관계를 위해 통화에 나섰다고 전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자신의 재선에 도움이 되는 조치를 취하도록 외압을 넣었다는 뜻이라고 내부고발자는 밝혔다.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가 26일(현지시간)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내부고발 문건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가 26일(현지시간)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내부고발 문건
전날 공개된 당시 통화 녹취록 요약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자신의 아들과 관련된 수사를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이 해임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할 것을 요청했다.

또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개입 의혹이 우크라이나에서부터 비롯됐다고 주장하면서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사용한 서버가 우크라이나 사람의 손에 있을테니 그 위치를 파악해서 넘겨달라고도 요구했다.

두 정상의 통화 내용을 들은 백악관 관계자들은 대략 10여명이었으며 통화 이후 며칠간 백악관 고위 관리들이 모든 통화 기록을 은폐하기 위해 개입했다고 여러 미국 관리들은 내부고발자에게 귀띔했다.

내부고발자는 백악관 변호사들이 두 정상의 통화내용을 담은 전자 녹취록을 컴퓨터 시스템에서 제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백악관 관계자의 증언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그 지시로 두 정상의 녹취록은 민감한 기밀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별도의 전자 시스템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내부고발자는 두 정상의 통화가 있기 일주일 전인 7월18일 예산관리국(OMB) 관계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7월 초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모든 안보 지원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정부기관들에 알려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산관리국과 국가안보회의(NSC) 소속 직원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가 왜 중단됐는지 그 정책적 근거를 알지 못했다고 내부고발자는 덧붙였다.

한편 미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분쟁 중인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군사원조를 미끼삼아 대선 경쟁자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권한남용을 저질렀다며 탄핵조사 절차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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