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잡는다"…SK실트론, 듀폰 車반도체 웨이퍼사업 인수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9.09.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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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배터리' SKC '동박' 전기차 3각 체제 구축…'소재기술 자립' 과감한 투자 단행

/자료=SK실트론/자료=SK실트론


SK그룹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계열사 SK실트론이 미국 듀폰의 웨이퍼 사업부를 통째로 인수해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전기차용 전력반도체 소재시장에 진출한다. 최근 소재기술 자립화를 둘러싼 정부와 업계의 요구에 부응하는 과감한 투자로 평가된다.

SK실트론은 10일 이사회를 열고 듀폰의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이하 SiC 웨이퍼) 사업부를 4억5000만달러(약 54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양사는 국내외 인허가 승인을 거쳐 올해 안에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SiC 웨이퍼는 실리카와 카본의 인공 화합물인 탄화규소를 소재로 제작한 웨이퍼로 일반 실리콘웨이퍼보다 내구성과 내열 성능이 뛰어나 차량부품에 필수적인 안전성과 연비, 공간활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소재로 각광받는다.

최근 미국 테슬라를 비롯한 국내외 완성차업체의 전기차 생산 확대에 따라 SiC 웨이퍼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양산할 수 있는 업체가 거의 없어서 공급이 부족하다.



글로벌 소재 업계에서는 Si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주로 쓰이는 150㎜ SiC 웨이퍼의 경우 자체 설계와 양산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듀폰을 포함해 소수에 그친다.

듀폰의 SiC 웨이퍼 사업은 독자 생산설비 설계와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국, 유럽 등지의 대형 전력반도체 제조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등 글로벌 톱 수준의 품질과 양산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SK실트론은 SiC 사업부 인수로 단숨에 글로벌 시장 주요업체로 올라서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SiC 웨이퍼를 기반으로 제조되는 전기차·통신용 전력반도체 시장은 올해 13억달러에서 2025년 52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국내 반도체 소재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한편, SK이노베이션 (112,200원 ▲2,600 +2.37%)의 전기차 배터리, SKC의 동박사업과 함께 SK그룹의 전기차 분야 사업 포트폴리오도 한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본다.

SK실트론 관계자는 "SK실트론의 제조 기술 역량을 접목해 공정 최적화와 생산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며 "앞으로 적시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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