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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하면 도태"…또 현장 찾은 이재용, 메시지 달라졌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0.06.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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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생활가전 사업의 차세대 제품 개발, 온라인 사업 강화 및 중장기 전략 등을 점검하기 위해 경기도 수원의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아 신제품을 살피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생활가전 사업의 차세대 제품 개발, 온라인 사업 강화 및 중장기 전략 등을 점검하기 위해 경기도 수원의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아 신제품을 살피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자칫하면 도태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경기도 수원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아 CE(소비자가전) 부문 주요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고 미래전략을 점검하면서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경영환경이 우리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흔들리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자"며 "우리가 먼저 미래에 도착하자"고도 말했다.

재계에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 "긴장하되 두려워하지 말자" 같은 격려성 메시지가 많았지만 최근 발언에서는 긴장의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만큼 삼성과 이 부회장이 맞닥뜨린 상황이 심각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일주일여만에 3대 사업부 점검 완료…위기의식 고조
"자칫하면 도태"…또 현장 찾은 이재용, 메시지 달라졌다
이 부회장의 이날 생활가전사업부 현장 행보는 지난 19일 반도체 부문 사장단과의 간담회 이후 나흘만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에는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는 IM(IT&모바일) 부문 산하 무선사업부 경영진을 만났다. 이날 CE 부문까지 일주일여만에 3대 사업부문의 주요 경영진과 잇따라 사업 점검에 나선 셈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장(사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사장),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 강봉구 한국총괄 부사장 등과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 신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제품 개발 현황과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온라인 사업 강화 및 중장기 전략 등을 집중 논의했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삼성전자의 최신 가전제품이 놓인 전시장도 찾아 AI, IoT 등을 활용한 새로운 기능을 직접 체험하면서 소비자가 좀 더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신기술과 코로나19 사태 이후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대응한 신제품 도입 계획에 대해서도 경영진과 의견을 나눴다.

이 부회장은 간담회를 마친 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여건에서도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과도 별도 간담회를 열었다.

4년째 사법 리스크에 발목…범국가적 성장동력도 훼손 우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경기도 수원 생활가전사업부를 방문, 주요 경영진과 미래전략을 점검한 뒤 신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경기도 수원 생활가전사업부를 방문, 주요 경영진과 미래전략을 점검한 뒤 신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등 국제정치역학과 산업구조, 무역질서가 일제히 요동치면서 글로벌 메이저급 기업들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2017년부터 시작된 사법 리스크에 묶여 미래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 한 인사는 "오는 26일 이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에 대한 추가 기소 여부가 달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개최된다"며 "새로운 재판이 시작된다면 앞으로 최장 5년 동안 삼성의 경영 정상화가 다시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미래성장동력 확보의 핵심수단으로 통하는 글로벌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사실상 손을 뗀 상황이다. 수십억 수준의 스타트업 지분 투자는 경영실무진에서 진행하고 있지만 1000억원 이상의 '빅딜'을 결단할 경영리더십이 제 역할을 하기 힘든 여건이라는 지적이다.

삼성의 이런 행보는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하면 더 극명하게 엇갈린다. 금융정보회사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5대 IT 기업들은 올 들어 총 19건의 M&A 및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시장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삼성의 대규모 시설·연구개발(R&D) 투자와 글로벌 M&A는 더이상 불가능하다"며 "AI, 바이오, 5G(5세대 이동통신) 등 삼성이 주축이 돼 진행되는 범국가적인 미래성장동력 육성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실적도 낙관 힘들어…반도체·스마트폰 시장 악재 잇따라
이 부회장이 최근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가면서 절박한 심경을 잇따라 내비치는 것도 이런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대내외 악재로 시장 선점은 고사하고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큰 상태다.


삼성전자는 해외매출 비중이 90%에 달하는 만큼 글로벌 리스크에 따른 충격이 크다는 점에서도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던 반도체 시장과 스마트폰 등 주력사업의 실적을 낙관할 수 없는 처지다.

코로나19 타격이 큰 북미와 유럽 지역의 메모리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메모리반도체 D램 현물가격이 지난달부터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하반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갤럭시S20 등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 실적도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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