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부사장을 지낸 전직 임원이 중국의 기업 유치 정책을 소개하며 꺼낸 경험담이다. 이 임원은 "기존 도로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지만 대답을 안 하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의례적으로 말한 것이었다"며 "사회주의 체제의 중국이 기업 현안에 이토록 민감하게 대처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돌이켰다.
이 일화는 삼성전자 경영진에 곧바로 전해졌다. 당시 삼성전자 (62,900원 ▲600 +0.96%) 내부에서는 "이런 일이 한국에서 있었다면 '대기업 특혜'나 '삼성 봐주기'라며 정경유착이라는 얘기까지 나왔을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중국의 물가와 임금이 한국의 어깨 수준까지 오른 이후에도 삼성전자가 좀처럼 중국 공장을 빼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앨라배마주가 현대차 공장 유치를 위해 외국인에게 토지소유권 이전을 금지한 주 헌법을 개정한 것도 유명한 사례다. 당시 주지사와 주 정부 관계자들은 앨라배마 공장은 물론 현대차 한국 본사까지 찾아와 기업 유치를 시도했다. 2005년 현대차공장 준공식에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저명인사들이 대거 출동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의 또 하나 명물은 '현대길'이라고 이름 붙은 도로다. 앨라배마 주정부는 현대차 공장의 번지수를 한국의 울산공장 번지수와 같은 '700번지'로 배정했다. 조지아 주정부는 미국 대륙을 지나는 화물 철도 지선 하나를 기아차 공장 내부에 건립해주는 특별 배려를 했다.
미국 정부의 노력에 화답하듯 현대차는 지난해 말 앨라배마 공장에 4억1000만달러(약 4600억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투자가 이뤄지면 협력사 직원을 포함해 1만 2000여명의 추가 고용 효과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의 경제적 효과를 50억달러(약 5조6000억원) 규모로 추산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국에서 노조에 시달리고 규제에 고민하다 미국에 오면 말 그대로 '기업 천국'이라는 느낌이 든다"며 "우리 정부가 기업 유턴 정책을 편다면 가장 먼저 기업이 고민 없이 일할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