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물가 19년 만에 최저…디플레이션 우려 '꿈틀'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2019.04.0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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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통계청 '2019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3월 소비자물가 전년 대비 0.4% 상승하며 3개월 연속 0%대 기록

2019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자료=통계청2019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자료=통계청


기름값, 채소류 가격 하락으로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0%대를 기록했다. 가격 변동 폭이 큰 석유류 등을 빼더라도 물가 상승 폭은 크지 않았다. 저물가가 지속될 경우 경기 하강→물가 하락→경제활동 위축으로 이어지는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19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49로 전년 대비 0.4% 상승했다. 2016년 7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낮게 올랐다.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보이면서 1분기 물가는 전년 대비 0.5%로 집계됐다. 분기별 통계를 조사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석유류, 채소류가 물가 상승을 제어했다. 석유류는 전년 대비 9.6% 내려가면서 전체 물가를 0.43%포인트 낮췄다. 석유류는 지난해 말 유류세 인하로 하락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하락 폭은 지난 2월(-11.3%)보단 축소됐다. 지난달 리터당 평균 휘발유 가격은 1369원으로 전월 대비 25원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대비 0.3% 하락했다. 특히 채소류 가격이 12.9% 떨어지면서 전체 물가를 0.21%포인트 끌어내렸다. 올해 기상여건 호조로 출하량이 늘면서 가격을 낮췄다. 세부 품목별로는 배추(-46.4%), 무(-51.1%), 양파(-30.3%), 파(-30.6%)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 상승률도 1.1%로 전월(1.4%)에 비해 둔화됐다. 공공서비스 물가가 0.3% 하락했다. 통신비 감면, 건강보험 적용 확대 등으로 휴대전화료(-3.2%), 입원진료비(-1.7%)가 전년보다 낮아진 영향이다.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이 2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3월 소비자물가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통계청은 채소류 및 국제유가 하락 등의 요인으로 전년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4%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2019.4.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이 2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3월 소비자물가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통계청은 채소류 및 국제유가 하락 등의 요인으로 전년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4%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2019.4.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같은 기간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 폭도 2.5→2.0%로 축소됐다. 외식 물가, 외식외 물가가 각각 2.9→2.3%, 2.5→2.0%로 하락했다. 외식 물가는 학교 급식비가 무상정책으로 41.3% 하락하면서 떨어졌다.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8% 상승했다. 2000년 2월 이후 19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 지수는 물가 변동 폭이 큰 식료품과 석유류를 제외하고 물가 추세를 파악할 수 있는 근원물가지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물가를 비교하는 기준이다. 다른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0.9% 올랐다.

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하고 근원물가도 낮게 집계되면서 저물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4차 금융통화위원회(2월 28일 개최)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근원물가 상승률이 장기간 1% 초반에 머무는 현상은 2018년 이후의 새로운 사건"이라며 "이 현상이 올해 중에도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하는 정책담당자로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은이 설정한 물가안정 목표치는 2%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복지 정책 강화, 유류세 인하 등 공급 측면을 제외하고 수요 측면에서 보더라도 전반적으로 경기 힘이 떨어지는 상황이 물가에 반영됐다"며 "당장 디플레이션에 빠질 정도는 아니지만 저물가가 지속될 경우 디플레이션 리스크는 커진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1%를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하반기 이후 1%대 중반을 나타낼 것"이라며 "근원물가 역시 당분간 1% 내외 수준을 보이다가 완만하게 상승해 연평균 1.4%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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