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특정지역 핵폐기만 원했다…우리 둘다 준비 안돼"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3.0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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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2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 폭스뉴스와 인터뷰 "만족스럽지 않았다…서명하기에 적절한 때 아니라고 판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했다고 노동신문이 1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제공)/ 사진=뉴스1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했다고 노동신문이 1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제공)/ 사진=뉴스1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문 서명을 거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은 특정 지역만 비핵화하길 원했고, 난 모든 곳을 비핵화하길 원했다"며 "그들은 (완전한 비핵화를 할) 준비가 안 돼 있었고, 난 그런 걸 완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서로 진정한 (비핵화) 프로그램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나는 (대북) 제재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는 무언가를 목표로 일했지만, 이번엔 아무 것에도 서명하지 못했다"며 "난 (협상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아마도 그도 만족스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린 이틀 동안 좋은 시간을 보냈다"며 "하지만 아마도 우리 둘다 준비가 안 돼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 자신은 '전면적 제재해제'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 서명을 거부한 것과 관련, "당신은 언제든 협상장에서 걸어나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의 대화가 잘 풀리지 않았다"며 "그는 다른 종류의 사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좋은 관계지만, 나는 지금이 무엇인가에 서명하기에 적절한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이제 시간을 두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자"고 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김 위원장은 더 이상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최근에도 내게 자신은 실험을 원하지 않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며 "이건 아주 중요하다. 지금은 미사일 실험도 없고,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난 그가 말한 것을 그대로 믿을 것"이라며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한편 대북 협상을 주도해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같은 날 정상회담 직후 필리핀 방문을 위해 전용기 편으로 이동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문 서명 거부'란 카드도 미리 준비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같은 나라는 최고 지도자들이 큰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는 이번 회담에 큰 결정들 중에서 여럿을 가지고 갔다"며 "이번 결과(this outcome)의 가능성도 준비가 돼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오늘 아침까지도 희망적이었다. 우리는 다시 만나, 좀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지를 살폈고 실제로 진전을 이뤘다"며 "그러나 여전히 그것은 먼 길이고 할 일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종 단계에서 공동성명 서명을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진전을 이루길 희망했는데 (결과는) 그러지 않았다"며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서명 거부) 결단을 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 협상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세계가 원하는 것, 북한의 비핵화이자 미국인과 세계인에 대한 위험 감소를 궁극적으로 달성할 수 있게 진전을 이뤄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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