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둔화=2일 산업통상자원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19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4.5% 늘었다. 수입액은 11.4% 늘어난 467억8000만달러였다. 무역수지는 51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수출은 반도체가 주도했다. 올 들어 11월까지 반도체 누적 수출액은 1130억5400만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21.1%를 차지한다. 이 기간 수출 증가율은 34.0%로 전체 수출액 증가율(6.3%)의 5.4배에 달한다.
문제는 내년 전망도 어둡다는 것이다. 내년 반도체 수출 증가율을 한국무역협회는 5%로, 산업연구원은 9.3%로 각각 전망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지난달 29일 내놓은 ‘반도체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전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5.2%에서 2.6%로 낮췄다. 기저효과 등을 고려하면 내년 반도체 수출 총액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도 수출 활력이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②조선업 경기 살아날까=일각에서는 반도체를 대신해 최근 경기회복세를 보이는 조선이 우리 수출을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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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달 선박 수출은 20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8.4% 증가했다. 지난 3월 이후 9개월만에 증가세 전환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국내 조선업체의 세계 선박 수주 점유율은 44.55%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누르고 연간 수주 점유율 1위 탈환이 예상된다.
조선업은 액화천연가스(LNG)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발주 증가에 힘입어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조선업 수출이 올해보다 13.8%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역전쟁 등으로 현재 물동량 자체가 크게 둔화된 만큼 회복세를 단정하기 이르다는 지적이다. 또 최근 선박 발주가 LNG추진선과 대형 컨테이너선에 집중되는 점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부족한 중소형 조선업체의 업황을 뒤집기엔 역부족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③석유화학·석유제품 물량올 들어 11월까지 총 수출액의 16.0%를 차지한 석유제품(7.7%)·석유화학(8.3%)의 흐름도 주목된다. 최근의 수출 호조가 물량보다는 단가 상승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 불안요인이다.
먼저 석유화학은 지난달 수출단가가 톤당 1320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1% 증가했다. 반면 물량은 3.1%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때문에 지난 10월 42.7%이던 수출 증가율은 지난달 3.8%까지 떨어졌다.
석유제품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수출물량이 4647만배럴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 줄었지만 수출단가가 배럴랑 85.5달러로 21.1% 오른데 힘입어 총 수출액이 23.5% 증가했다. 국제유가 등의 움직임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김선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등 수출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며 “수출 구조의 질적 고도화, 수출시장·품목의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