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인근 토양오염 체르노빌보다 20배

머니투데이 홍찬선 기자 2011.03.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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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방출량으로 볼 때 이미 스리마일(5단계) 초과하는 6단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는 방출된 방사능 추정량으로 볼 때 국제평가척도로 ‘대사고’에 해당하는 ‘6단계’에 해당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아사히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이미 미국 스리마일 원전사고(5단계)를 넘어섰으며 국지적 토양오염은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에 필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방사능 방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 인근 토지는 장기간 사용할 수 없게 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SPEEDI(스피디, 긴급시 신속방사능영향예측)시스템으로 방사능의 확산을 계산하기 위해 각지에서의 방사선 측정치를 바탕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의 1시간당 방사성 요오드 방출률을 추정했다. 이 결과 사고발생 직후인 12일 오전6시부터 24일 오전0시까지 방출량을 단순계산하면 3만~11만 테라 베크레(테라는 1조배)에 이르렀다.

국제원자력 사고평가척도(INES)는 1986년 체르노빌원전 사고와 같은 최악의 ‘7단계=심각한 사고’를 수만 테라 베크렐 이상의 방출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체르노빌의 실제 방출량은 약 180만 테라 베크렐이었다. 이번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최소한 그것에 버금가는 ‘6단계’(수천~수만 테라 베크렐)에 해당된다.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은 18일,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의 잠정평가를 ‘5단계’로 발표했다. 하지만 향후 방출량이 계속 누적되면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토양 오염은 국지적으로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단계의 장소가 있다. 원전으로부터 약40km 떨어진 후쿠시마현 이다테무라에서는 지난 20일, 토양 1kg당 16만3000 베크렐의 세슘137이 검출됐다. 현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교토대 원자로실험소의 이마나카 교수(원자력공학)에 따르면 1㎡당으로 환산할 경우 326만 베크렐에 해당된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서는 1㎡당 55만 베크렐 이상의 세슘이 검출됐던 지역은 강제이주 대상이었다. 체르노빌에서 강제이주 대상으로 됐던 지역의 약 6배의 오염이라는 계산이다.


이마나카 교수는 “이다테무라는 피난이 필요한 오염 단계다. 체르노빌의 방사능 방출은 사고가 일어난 지 10일만에 방사능 방출이 억제됐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방사능이 계속 방출되고 있어 오염도가 높은 지역은 체르노빌 급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나자와대 야마모토 교수(환경방사능학)에 따르면 사방 1m, 깊이 50cm를 1.5정도라고 가정할 때 이다테무라의 1㎡당 세슘 농도는 약 1200만베크렐로 높아진다. 체르노빌의 약 20배다. “지금 당장 피난할 단계는 아니지만 세슘은 반감기가 30년이나 되기 때문에 그 장소에서 계속 산다고 생각하면 토양을 바꿔야 할 필요성도 있다”고 밝혔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가. 체르노빌 원전사고에서는 강제이주 지역에서는 평균 50 밀리 시버트 정도의 방사선을 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염지에서 오래 살던 주민의 건강검사에서는 성인들의 백혈병 등의 발병률이 높아지지 않았다.

갑상선 암은 증가했지만 사고당시 어린이었던 주민이 방사성 요도에 오염된 우유 등을 마신 뒤 내부 피폭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다테무라에서 24일 오후까지의 방사선 총량은 3.7 밀리 시버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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