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에서 빠져나온 모토로라…회생비결은?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11.01.2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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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액 2009년 대비 9% 성장...고사양 스마트폰에 집중한 결과

모토로라의 휴대폰 및 셋톱박스 사업이 분사한 모토로라 모빌리티 로고. 모토로라의 휴대폰 및 셋톱박스 사업이 분사한 모토로라 모빌리티 로고.


한때 나락으로 빠졌던 모토로라가 다시 돌아왔다. 비록 화려한 복귀는 아니지만 삭풍을 맞으며 더 단단해졌다.

모토로라의 휴대폰사업 분사인 모토로라모빌리티는 27일(한국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전체 휴대폰사업 매출이 78억달러로 2009년 대비 9%가량 상승했다고 밝혔다.

아직도 연간 기준 7600만달러 가량 영업적자 상태이지만 2009년 12억달러 적자에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실적개선이다.



전체 단말기 판매량은 2009년 5510만대에서 크게 줄어든 3730만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고사양 스마트폰 비중이 40%에 달하는 데다 지난 4분기에만 1130만대를 판매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스마트폰 분야에 집중한 전략이 드디어 빛을 발하는 것이다.



모토로라의 휴대폰 사업 매출은 2008년 121억달러에서 2009년 71억달러로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는 22억 달러에서 11억달러로 줄었지만 매출 감소효과가 컸다. 사실상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이 나올 정도였다.

한때 세계 2위 휴대폰제조사로 맹위를 떨쳤지만 선두 노키아를 추격하기위해 무리하게 제 3 세계 저가폰 시장으로 사세를 확장한데다, 회사 내부 관료주의적 병폐가 몰락으로 이끌었다.

2008년 구원투수로 퀄컴에서 영입된 산제이 자 최고경영자(CEO)는 모토로라 휴대폰사업에 메스를 가해 수익성 위주로 재편하고, 안드로이드 중심 스마트폰에 집중한다는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초기 고전했지만 2009년 들어 미국 1위 이통사 버라이존과의 긴밀한 공조 속에 드로이드와 드로이드X 등 히트작을 잇따라 내놓으며 반전의 시나리오를 써내려갔다. 그 결과가 2010년 실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물론 여전히 주력시장인 북미지역의 경쟁은 치열하다. 삼성전자 (81,000원 ▼300 -0.37%)와, LG전자 (93,400원 ▼500 -0.53%)가 1, 2위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다 전략적 파트너 버라이존은 CDMA 버전 아이폰을 내놓으며 양다리를 걸쳤다. 때문에 이날 전화회의에서도 회사는 1분기 실적전망을 다소 어둡게 봤다.

하지만 과거처럼 생존력 자체를 의심하는 눈길은 사그라들고 있다. 제품경쟁력만 놓고보면 스마트폰분야 최대 다크호스을 부인하기 어렵다.

연초 미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발표한 '아트릭스'는 듀얼코어 프로세서에 노트북PC와 연결하는 웹톱(webtop) 기능을 선보이며 'CES 최고 스마트폰'에 선정됐다. 태블릿인 '숨'(XOOM)역시 구글의 안드로이드 3.0 허니콤을 처음 탑재해 전세계 이통사들의 러브콜을 받고있다.

모토로라의 회생은 삼성과 LG 등 우리기업에는 결코 긍정적인 뉴스는 아니다. 과거 모토로라에 한국 시장을 점령당했던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폰 혁명'을 경험했던 업계는 돌아온 모토로라가 휴대폰 업계에 새로운 자극제가 될 것이라는 데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편 모토로라는 지난 4일 창업 82년만에 처음으로 휴대폰과 셋톱박스 기업인 모토로라모빌리티와 바코드스캐너, 무전기 중심의 모토로라 솔루션즈로 회사를 쪼겠는데 이같은 '홀로서기'의 성공여부도 올해 휴대폰 시장의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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