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론 미리 알았다면 현대그룹 점수 낮아졌을 것"

머니투데이 기성훈, 김훈남 기자 2010.12.2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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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가처분 심리서 주장...법원, '현대건설 MOU 효력' 가처분, 이르면 연내 결론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양해각서(MOU) 효력을 임시로 인정해 달라"며 현대건설 채권단(이하 채권단)을 상대로 낸 가처분 사건 결과가 이르면 연내 결론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최성준 부장판사)는 24일 현대그룹이 채권단을 상대로 낸 양해각서해지금지 등 가처분 신청사건을 두번째 심문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끝으로 심문을 종결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추가 주장은 오는 29일까지 양측이 서면을 통해 제출하기로 했으며 재판부는 가능하면 연내에, 늦어도 4일까지 이번 사건의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이는 채권단이 현대그룹과 MOU를 해지한데 이어 현대자동차와 현대건설 매각 우선협상자 선정 협상을 추진하는 것에 따른 것이다. 채권단은 내년 1월 7일까지 현대차 그룹과 협상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번 사건의 결론을 지켜본 뒤 MOU 해지 이후 매각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3시간 넘게 진행된 심문에서도 현대그룹과 채권단, 보조참가인으로 참여한 현대차 측 변호인들은 현대그룹의 인수자금 1조2000억원의 출처와 향후 안정성 등을 놓고 열띤 공방을 펼쳤다.

채권단 측 변호인은 "채권단이 인수자금 1조2000억원에 의혹을 갖는 것은 당연하고 이를 위해 해명을 요구한 것"이라며 "현재 시점에서 보증을 서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의혹을 풀 수 없다"고 주장했다.

향후 담보를 제공하기로 이면약정을 한 것인지, 스왑거래 등 복잡한 금융상품을 이용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대출계약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는 게 채권단의 주장이다.


현대차는 지난 22일 열린 심문 뒤 하종선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이 한 '브릿지론' 발언을 문제 삼았다. 현대차 측 법률 대리인은 "인수자금 조달방법이 브릿지론을 통한 것이었다면 우선 협상자 평가 점수가 낮아졌을 것"이라며 "근소한 차이로 떨어진 현대차가 문제삼는 것이 나쁜 것이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측은 "넥스젠 혹은 제3 투자자가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의 증자주싱을 인수하는 등 상환방법을 논의 중"이라며 "하 사장의 발언은 단기간 차용하는 '브릿지론'과 유사하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앞서 현대그룹은 10일 채권단과 체결한 MOU 해지가 거론되자 법원에 이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당시 신청에는 MOU 해지 금지와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와의 우선협상자 지정 협상을 진행하지 말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채권단이 지난 20일 현대그룹과의 MOU를 해지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현대그룹은 "해지되기 전 MOU상 권리를 인정하고 현대차와의 매각협상을 금지해 달라"며 청구취지를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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