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20% 싼 휴대폰 요금" 골리앗 쓰러뜨린다?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0.09.1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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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이통' KMI 짐중해부②-2] 5년전 하나로텔레콤에 뿌리...'MVNO'모델

 제4 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으로 고착된 통신시장의 '골리앗 패러다임'을 무너뜨리는 '다윗'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KMI 외에 별다른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는데다, 주식시장의 관심이 증폭되면서 KMI의 제4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을 기정사실화 하는 시각도 있다. 핮지만, 자칫 90년대 후반 중소업체들로 추진됐던 '씨티폰' 사업의 재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적지 않다.



 ◇2005년 뿌려진 제4 이동통신 씨앗

 제4 이동통신사업자의 씨앗은 2005년 하나로텔레콤이 뿌렸다. 정보통신부는 무선인터넷 산업활성화를 위해 와이브로(휴대인터넷)을 육성하기로 하고 그해 2월 KT (34,500원 ▼100 -0.29%), SK텔레콤 (50,800원 ▼200 -0.39%)에 이어 하나로텔레콤 등 3사에 와이브로 주파수를 할당했다. 그러나 주파수를 할당받았던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이 사업을 포기, 주파수를 반납하면서 신규사업자의 진입이 가능해졌다.



 하나로텔레콤의 이탈로 경쟁자가 하나 줄어든 SK텔레콤과 KT는 당초 기대와 달리 와이브로 사업에 속도를 내지 않았다. KT의 메가패스, SK브로드밴드는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던 유선 인터넷 사업의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와이브로가 활성화되면 인터넷전화 방식이 휴대폰에도 활용될 수 있어 통화료가 내려갈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했다.

 이러던 차에 해외에도 관련 기술을 소개하는 등 '와이브로 전도사'로 불리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2008년 취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방통위는 와이브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온 SK텔레콤과 KT에 대해 제제조치를 내렸다. 이같은 상황에 발맞춰 SK텔레콤과 KT 등에 와이브로 중계기, 무선 단말기 모뎀 등을 납품하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KMI 컨소시엄이 꾸려졌다. 이들은 이미 와이브로 관련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와이브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도 KMI 주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와이브로 어떤 기술이기에


현재까지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와이브로는 단순한 무선인터넷 기술로만 알려져 있다. 예컨대 버스, 지하철 등을 타고 이동하면서도 노트북을 통해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정도다.

그러나 와이브로는 사실 퀄컴 등 CDMA 기술보유업체에 수조원씩 지불해왔던 휴대폰 로열티를 앞으로는 국내 업체들이 받을 수 있도록 한 원천기술이다.

와이브로의 특징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언제 어디서나 빠른 속도로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데이터에는 영화, 음악 등 동영상을 비롯해 휴대폰, 가정·사무실용 전화기, 인터넷이 연결되는 스마트 TV 콘텐츠 등 다양하다.

여러 분야에 영향이 큰 기술이나, 즉각적인 변화는 휴대폰 통신요금 인하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 각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인터넷 전화 '스카이프'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스카이프는 PC와 PC간 인터넷 전화로 시작했는데, 이를 휴대폰으로도 쓸 수 있다. 이 경우(3G망이 아닌 와이파이, 무선인터넷 접속방식에서 사용) 통화료가 휴대폰의 10분의 1까지 내려간다.

전국에 와이브로 망이 갖춰지면 통화료가 현재보다 크게 내려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스카이프는 아이폰 어플도 있어 해외출장시 이를 활용하는 국내 비즈니스맨들이 많다.

A사 대표이사는 "한 달에 3~4번 해외출장을 가는데, 한국에서 전화가 걸려오면 이를 받지 않고 무선인터넷 등이 제공되는 호텔로 이동해 다시 전화를 건다"며 "통화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1개월에 100만원까지 나오던 휴대폰 요금이 스카이프 활용후 35만원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 KMI 참여업체 '가상 이동통신망 사업자' 모델

KMI에 참여하려는 기업들 역시 이런 사업모델에 주목하고 있다.

휴대폰에 스카이프 같은 어플을 제공하고, 이를 활용하는 소비자들에게 휴대폰 요금 일부를 받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가 되겠다는 것이다. MVNO는 일반적인 MNO(통신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제4이동통신으로 선정되면 KMI컨소시엄이 SK텔레콤 같은 MNO가 된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주주기업들은 MNO가 구축한 와이브로 통신망에 임대료를 지불하고 스카이프와 같은 역할로 수익을 얻는 것이다.

MNO는 단지 망만 임대할 뿐 MVNO는 본인에게 특화된 콘텐츠를 개발하고 요금도 책정할 수 있다. 사실상 새로운 통신사가 여러 곳 생긴다는 의미다.

KMI 참여기업 관계자는 "SKT (50,800원 ▼200 -0.39%), KT (34,500원 ▼100 -0.29%)의 와이브로 보다 데이터 처리속도가 더 빠르고 실용적인 기술이 있다"며 "주주사들이 참관한 가운데 서비스품질과 기술력을 실제 검증해봤고, 이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활용하면 기존요금보다 최고 20% 싼 가격으로 휴대폰 통신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KMI 참여기업마다 계획은 조금씩 다르나 MVNO 사업을 생각하는 곳들이 대체적"이라며 "가정, 기업용 인터넷은 물론 위성TV를 대체할 인터넷 스마트TV까지 활용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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