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올해 납품단가 인하 말라"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10.03.02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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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사태'로 '단가보다 품질'이 먼저…부품사 "대환영"

현대차 (237,000원 ▲5,000 +2.16%)그룹이 품질관리에 집중하기 위해 올해 부품협력사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를 하지 않기로 했다. 정몽구 회장이 '단가보다 품질'을 우선시하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토요타 대량 리콜 사태로 불거진 '품질 비상사태'를 부품사와 상생협력으로 돌파해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의 수 천 개에 달하는 부품사들에게 수혜가 될 전망이다.

1일 현대·기아차 및 그룹계열사, 부품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자동차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부품단가 인하(CR: Cost Reduction) 노력을 해마다 지속해왔으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CR을 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유례없는 자동차산업 불황으로 납품단가를 내리지 않았으며 올해에는 토요타 사태를 계기로 품질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해 2년 연속 납품단가를 인하하지 않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 고위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현대차, 기아차 (100,500원 ▲1,400 +1.41%), 현대모비스 (223,500원 ▲10,000 +4.68%) 등이 모두 납품 단가 인하 계획이 없다"며 "정 회장께서 회의 때마다 상생협력을 통한 품질강화를 어느 때보다 강조하고 있어 단가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금은 자칫 단가 인하에 무리수를 두다가 품질에 문제가 생기면 더 큰 피해를 본다는 분석이다.


이로써 4500여 개의 현대·기아차 협력업체 및 1200여개의 현대모비스 부품사들은 더욱 품질관리에 매진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통상 매년 1~2월 중 부품사들을 상대로 단가 인하 협의를 벌여왔다. 우선 개별 공급부품에서 낭비요소를 줄여 가치를 높이면서 원가는 낮추는 '밸류엔지니어링'(VE) 형식으로 제안된다. 하지만 부품사가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업종별로 3%이상 범위에서 상호 합의하에 일정액을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때 떼는 방식이다.



이처럼 매년 초 이뤄지던 납품단가 인하는 현대차 경쟁력의 원천이기도 했지만 부품사들에게는 부담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는 실질적으로 협력업체들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부품사들은 일제히 환영했다. 울산의 한 1차 협력업체 관계자는 "상생협력이라는 말이 피부로 느껴진다"며 "현대·기아차 노조가 한 달 넘게 파업을 해도 CR은 꼭꼭 해왔는데 이번 일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경기권 한 부품사측도 "협력사들에게는 가장 좋은 소식"이라며 "경영부담이 줄어 품질관리에 보다 더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초 정 회장이 경영전략회의에서 "토요타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부품사와 품질관리에 적극 협력할 것"을 지시한 후 특별 품질 점검에 나서는 등 관련 대책을 마련해왔다.

현대차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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