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대량 리콜 사태로 불거진 '품질 비상사태'를 부품사와 상생협력으로 돌파해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일 현대·기아차 및 그룹계열사, 부품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자동차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부품단가 인하(CR: Cost Reduction) 노력을 해마다 지속해왔으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CR을 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고위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현대차, 기아차 (100,500원 ▲1,400 +1.41%), 현대모비스 (223,500원 ▲10,000 +4.68%) 등이 모두 납품 단가 인하 계획이 없다"며 "정 회장께서 회의 때마다 상생협력을 통한 품질강화를 어느 때보다 강조하고 있어 단가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금은 자칫 단가 인하에 무리수를 두다가 품질에 문제가 생기면 더 큰 피해를 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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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4500여 개의 현대·기아차 협력업체 및 1200여개의 현대모비스 부품사들은 더욱 품질관리에 매진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통상 매년 1~2월 중 부품사들을 상대로 단가 인하 협의를 벌여왔다. 우선 개별 공급부품에서 낭비요소를 줄여 가치를 높이면서 원가는 낮추는 '밸류엔지니어링'(VE) 형식으로 제안된다. 하지만 부품사가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업종별로 3%이상 범위에서 상호 합의하에 일정액을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때 떼는 방식이다.
이처럼 매년 초 이뤄지던 납품단가 인하는 현대차 경쟁력의 원천이기도 했지만 부품사들에게는 부담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는 실질적으로 협력업체들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부품사들은 일제히 환영했다. 울산의 한 1차 협력업체 관계자는 "상생협력이라는 말이 피부로 느껴진다"며 "현대·기아차 노조가 한 달 넘게 파업을 해도 CR은 꼭꼭 해왔는데 이번 일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경기권 한 부품사측도 "협력사들에게는 가장 좋은 소식"이라며 "경영부담이 줄어 품질관리에 보다 더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초 정 회장이 경영전략회의에서 "토요타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부품사와 품질관리에 적극 협력할 것"을 지시한 후 특별 품질 점검에 나서는 등 관련 대책을 마련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