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대우건설 인수 검토 배경은

진상현 기자, 김태은 우경희 기자 2010.02.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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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 플랜트 건설과 시너지.."재무적 투자자 확보 등 선결과제 많아"

STX (5,380원 ▼180 -3.24%)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검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TX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해외 플랜트 사업 등 건설 부문을 그룹의 주축 사업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대우건설 인수 검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대우건설 채권단과 재무적 투자자들과의 협상이 먼저 해결돼야 하고 대형 M&A에 따른 리스크 부담 등 검토해야 될 부분들이 많아 인수전 참여까지 넘어야할 산이 많은 실정이다.

◇신성장동력, 플랜트 건설 부문과 시너지 = STX가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한 것은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해외 플랜트 사업 등과의 시너지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STX그룹 고위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로 그룹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인수를 검토 중"이라며 "산업은행 측과도 일부 이와 관련한 협의를 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플랜트 건설 부문은 최근 몇 달 사이 대규모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9월 STX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와 2억 달러 규모의 철강플랜트 계약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STX 건설이 가나에 100억 달러 규모 미니신도시 건설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2억 달러 규모 괌 주택공사 도급계약도 체결했다. 이달 초에는 STX중공업이 이라크와 30억 달러 규모 일관제철소-화력발전소 건설을 수주하기도 했다.

STX가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인수 검토 배경이다. STX는 현재 주력인 조선, 해운과 함께 신성장 동력인 플랜트건설, 에너지 부문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특히 각 계열사들의 역량을 모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에너지ㆍ자원 중심의 개발형 사업'에도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넘어야 할 산 많아= 하지만 STX가 대우건설 인수에 나서기 까지는 아직 해결해야 될 과제가 많다. 우선 산업은행 사모펀드(PEF)의 대우건설 인수 작업이 어떻게 진행될 지를 봐야 한다. 현재 채권단은 산은 PEF의 대우건설 인수 방안에 대해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FI)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협의 결과에 따라 STX의 대우건설 인수 전략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산은 PEF의 인수가 가능하게 될 경우 PEF에 SI로 참여하는 방안 등을 추진할 수 있고 결렬될 경우 직접 인수 등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STX측도 아직 인수 검토가 진행되는 단계라 단정적으로 인수전 참여를 거론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STX 관계자는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M&A 방안을 검토 중이며 대우건설도 그 중 하나"라며 "조건이 맞고 자금조달이 이뤄지면 인수에 나서겠지만 FI 문제 등 구체화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인수전 참여시, PEF에 SI로 참여하는 방안 현실적= 최소 1조원 이상이 들어가는 대형 M&A인 만큼 무엇보다 자금 문제가 선결 과제다.

STX 측은 인수전에 나설 경우 자금조달 여력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STX그룹은 지난해 조선과 해운 경기 하락에 대비해 STX조선해양과 STX팬오션이 회사채와 BW 등을 통한 자금조달에 나선 바 있고 STX엔진도 공모 회사채를 발행,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현금성 자산이 3조3506억 원에 달한다.



M&A 업계에서는 STX가 산은 PEF에 SI로 참여하는 형태로 자금 투입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인수를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IB 관계자는 "STX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는 가용현금 규모는 1조원 정도로 보고 있다"며 "이 정도를 투자해 대우건설을 인수할 수 있다면 해볼 만한 게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보다 해외 비중이 높은 STX건설과의 시너지 측면에서도 대우건설 인수는 긍정적"이라며 "다만 이 경우 산업은행이 약 1조5000억 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제공하고 외부에서 5000억 원 가량을 조달할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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