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호재 이끌 '숨은 3대 재료'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7.20 09:21
글자크기

[머니위크]EU발 훈풍ㆍ중국 내수ㆍIT 활황

국내증시가 글로벌 경기 논란을 의식해 강하게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숨은 재료'를 면밀히 살펴 재료별로 조금 더 긴호흡을 갖고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이 될 수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재료가 전해질 때마다 호불호가 형성되면서 들쭉날쭉한 흐름을 보이는 증시 분위기에서 휩쓸려서는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예측하기 힘든 최근 증시 분위기 속에서도 도드라지는 호재를 눈여겨 볼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한-EU FTA 체결'과 중국의 내수 성장 수혜주, 3분기 이후 실적 개선기미가 뚜렷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과 종목에 눈을 돌려 단기전보다는 중장기전에 대비하는 요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EU FTA 수혜주 주목



최근 체결된 한국과 유럽연합(EU) 사이의 자유무역협정(FTA)은 2분기 실적시즌에 묻혀 증시에서 크게 부각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체결 당일 모멘텀으로 작용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대목이 많아 관련업종이나 종목이 적극적으로 부각되지 않은 모습이다.

한국과 EU는 관세환급에 대해 현행 제도를 유지하되 향후 규제 가능한 보호장치를 마련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즉시 관세철폐 품목은 한국은 자동차부품과 컬러TV, 냉장고, 선박 등이다. EU는 자동차부품과 무선통신기기부품, 평판 디스플레이어, 냉장고, 에어컨, VCR 등이다.

한국은 EU와의 무역구조에서 조선과 가전제품이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EU는 의약품과 정밀기계 등에서 비교우위가 뚜렷한 편이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FTA 체결 이후 한국은 수출확대가 예상된다. 전체 산업 평균 관세율이 EU는 4.2%지만 국내 주력 수출품의 관세율이 높아 관세철폐 시 수출 확대 효과가 크다는 해석이다. 한-EU FTA가 체결되면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은 3~3.5%, 무역수지는 4~5%, 취업자수는 3~4%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장기적이다. 특히 자동차업종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꼽았다.



변종만 연구원은 "관세가 폐지되는 자동차 부품업체의 가격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며 "소형차의 수출경쟁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5년 이후 소형차 관세가 폐지될 경우 EU 자동차시장의 80% 이상이 1500cc 미만의 소형차라는 점에서 한국의 EU에 대한 소형차의 수출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LIG증권은 주요 관심종목으로 현대차 (248,500원 ▲2,500 +1.02%)기아차 (105,300원 ▲1,800 +1.74%), 현대모비스 (223,000원 0.00%), 한국타이어 (17,370원 ▼580 -3.23%), 금호타이어 (4,475원 ▼5 -0.11%)를 꼽았다. 이와 함께 유럽의 글로벌소싱 전략에 대응할 수 있는 업체로는 한라공조 (4,190원 ▼80 -1.87%)S&T대우 (47,050원 ▲850 +1.84%), 평화정공 (10,050원 ▲110 +1.11%)을 들었다.



◆중국 내수 수혜주도 관심

중국의 지속적인 내수 부양책도 관련 업종이나 종목의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당국은 최근 2분기 GDP가 전년 동기대비 7.9%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2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로는 2.2%였다. GDP를 기준으로 본 중국 경기는 저점을 통과했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수출이 23.5%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2분기 GDP성장률이 전분기보다 높아진 것은 4조위안의 경기부양책과 내수소비 진작책, 빠른 대출 증가율 등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내수 부양책에 힘입어 소비와 고정자산 투자 등 내수경제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중국의 2분기 GDP성장률이 1분기보다 높을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경기가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강화시켜 주가가 장기 상승세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배경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주도한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보고 있음을 확인한 만큼 국내증시에서 내수부양과 관련된 업종이나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 내수부양과 관련된 업종으로는 철강과 가전, 화장품, 의류가 꼽힌다. 특히 화장품과 의류업종이 주목된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2008년 중국의 화장품/생활용품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8% 증가한 177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시장이다.



중국의 의류시장도 99조원으로 한국 의류시장(22조원)의 약 5배로 추정된다. 의류시장은 내수 확대 정책과 맞물려 20~30대 젊은 여성층의 주도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패션기업들도 20~30대 고객을 타깃으로 한 중고가 캐주얼 시장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중국 내수정책의 효과 기대 종목으로 아모레퍼시픽 (136,900원 ▼3,800 -2.70%)코스맥스 (8,540원 0.00%)를 지목했다. 의류에서는 이랜드와 베이직하우스 (1,437원 ▲23 +1.63%)를 들었다.



철강과 기계, 중장비도 중국의 내수 확대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으로 예측됐다. 내수 부양의 한 축을 이루는 건설경기의 활성화 기대로 국내 관련 업종의 수출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증권은 지난 6월 중국 내 굴삭기 판매량은 6667대로 전년 동월 대비 17.7% 증가하며 성장 드라이브를 다시 걸었다고 분석했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두산인프라코어 (6,990원 ▼10 -0.14%)가 중국시장 내 15.6%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고, 일본 고마츠(15.5%)와 히다치(11.7%), 현대중공업 (197,000원 ▲6,000 +3.14%)(10.5%)이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기종 연구원은 "특이한 대목은 중국업체들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한국과 일본 선도업체의 점유율이 증가한 것"이라며 "건설부문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어 수혜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진단했다.



◆IT 성장세도 초점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여겨지는 전기전자와 은행관련 대형주도 관심종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IT업종은 공급 조절에 따른 반도체 가격 반등과 수요개선 기대감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은행관련주들도 금융경색이 풀리면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IT업종은 반도체와 LCD, 휴대전화 순으로 이익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며, 은행업은 가격메리트가 살아 있는 만큼 당분간 IT와 쌍두마차를 이룰 것으로 보여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현대차 차트
TOP